엎치락 뒷치락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박종석 LG이노텍 사장, 올해는?

업계 1위 자리놓고 각축전...박 대표, 이 대표 주춤한 틈 타 2017년 업계 1위 탈환


[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과 박종석 LG이노텍 사장이 올해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2014년 12월 삼성전기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윤태 사장과 2015년 12월 LG이노텍 대표이사에 오른 박종석 사장은 2016년과 2017년 맞대결에서 장군멍군의 모습을 보였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이노텍과 삼성전기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두 대표간 첫 맞대결인 2016년에는 삼성전기가 6조330억 원의 매출로 LG이노텍을 2784억 원 앞지르며 업계 선두를 지켰다. 이듬해인 2017년 삼성전기는 2013년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8000억 원 가량 더 많은 매출을 기록한 LG이노텍에 1위 자리를 내줘 빛이 바랬다. 

지난해 업계 선두자리가 바뀐 주된 요인으로 LG이노텍이 하반기 광학솔루션사업에서 거둔 성과가 꼽힌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X’에 카메라모듈 등을 공급하면서 실적을 크게 개선한 데다 중화권 제조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듀얼 카메라모듈 공급을 늘리며 매출 증가폭을 키웠다. LG이노텟은 지난해 4분기 광학솔루션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57%, 직전분기 대비 101% 증가한 2조837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하지만, 올해 시장 환경이 지난해와 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두 기업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LG이노텍은 아이폰X의 판매 부진으로 애플이 부품 주문을 줄인 것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기도 아이폰X용 기판을 공급하고 있지만, 부품 주문 축소의 영향은 LG이노텍이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삼성전자가 오는 25일 ‘MWC2018’에서 발표하는 ‘갤럭시S9’의 판매량도 변수다. 삼성전자에 듀얼카메라 모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을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기는 갤럭시S9의 판매량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업계는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갤럭시S7’의 교체시기와 맞물려 갤럭시S9 판매량이 전작인 갤럭시S8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S8의 판매량은 4000만 대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에 비해 LG이노텍은 상대적으로 LG전자 스마트폰의 후광효과가 적은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최근 LG전자는 MC사업본부장을 교체하면서 스마트폰 사업에 절치부심하고 있지만, 극적인 판매 확대보다는 원가절감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더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업이 전망하는 올해 LG전자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3%대다.

또 다른 변수는 LG이노텍이 독주하고 있는 3D센싱모듈 분야에 삼성전기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LG이노텍은 아이폰X에 3D센싱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 애플이 3D센싱모듈 적용 모델을 늘리고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의 적용도 기대돼 관련 시장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 올해 삼성전기가 8조 원대 초반, LG이노텍이 8조 원대 중반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된 사업 환경 속에서 두 기업의 CEO가 어떤 전략을 세워 성과를 올리느냐에 따라 연말 성적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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