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 사외이사, 전문성·독립성 약화 우려

대학 동문 등 김상철 회장 인맥으로 구성...사외이사제도 취지 무색


[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한컴그룹이 주력 사업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연관성이 적은 사외이사를 선임해 사외이사제도 도입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글과컴퓨터(대표 김상철)는 광주전라지역본부 세관장을 역임한 윤석기 리인터내셔널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오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안이 통과되면 윤 고문은 3년 더 사외이사로 활동하게 된다.

윤 고문의 전문분야는 한글과컴퓨터의 주력사업과 다소 동떨어져 있다. 윤 고문은 30년 이상 관세행정에 몸담은 관세 분야 전문가로, 한컴이 주력하는 오피스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 대한 전문성은 낮은 편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한컴측은 “광주전라지역본부 세관장, 리인터내셔널 고문, 단국대 경영대학원 교수 등을 역임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갖고 있다”며 “한컴의 대주주나 경영진의 특수관계인이 아니며, 적합한 자격요건을 갖췄다고 판단해 재선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컴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한컴시큐어도 지난해 주력 사업분야와 다소 거리가 먼 신순태 태성정밀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태성정밀은 수도 관련 금속제품을 생산하는 황동 주물 제작 전문기업으로, 한컴시큐어의 주력인 보안 소프트웨어와는 연관성이 크지 않다.

전문가들은 사외이사가 해당 기업 사업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대주주나 경영진에 대해 독립성과 객관성을 갖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이사회에서 심도 깊은 의견을 통해 경영의 투명성 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윤석기 고문과 신순태 대표는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과 인연이 있다. 

윤 고문은 김상철 회장과 단국대 동문이다. 윤 고문은 2014년 단국대 총동창회 회장에 올랐고, 김 회장은 총동창회 부회장을 맡았다. 또 신순태 대표의 태성정밀은 2005년 김상철 회장이 보유한 계측기 생산기업의 주식 전부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된 바 있다.

김 회장은 현재 한컴시큐어의 최대주주(지분율 26.63%)이며, 한컴시큐어는 한글과컴퓨터의 최대주주(15.01%)다. 김 회장은 한글과컴퓨터와 한컴시큐어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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