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이 하현회 부회장을 LG유플러스로 보낸 까닭

전략통, 강력한 실행력 통한 5G선두 미션...CJ헬로비젼 등 M&A 추진도 주목

강동식 기자 2018.07.26 07:55:55


[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LG그룹 안살림을 책임져온 하현회 부회장이 4년 만에 비즈니스 현장으로 돌아왔다. 그것도 오랜 기간 몸담은 제조 분야가 아니라 서비스 분야다.

갑작스럽게 LG그룹의 총수에 오른 구광모 회장이 취임 2주 만에 ㈜LG 대표와 LG유플러스 대표를 맞바꾸는 깜짝 인사를 단행한 결과다.

일각에서는 주로 제조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하 부회장의 LG유플러스행에 대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하 부회장의 장점인 전략기획력과 ㈜LG에서 계열사들을 조율하며 쌓은 다양한 산업군에 대한 인사이트는 5G 서비스 상용화 등 격변기의 LG유플러스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LG유플러스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한 하 부회장의 향후 행보가 구광모 회장과 그룹의 지지와 지원을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23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하 부회장은 1985년 LG금속에 입사해 LG와 연을 맺은 뒤 LG디스플레이에서 중소형사업부장, 모바일사업부장, IT사업본부장 등 요직을 거쳐 LG전자 HE사업본부장을 역임한 디스플레이 전문가다. 여기에 지주사 ㈜LG에서 시너지팀장에 이어 대표이사로 그룹 전반을 챙기면서 신사업 발굴과 계열사 시너지 창출을 조율한 이력을 더했다.

하 부사장이 주로 제조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 서비스 영역 이력이 전무하다는 점은 이동통신사 CEO에게 마이너스 요인이다. 2015년부터 LG유플러스의 이사회 멤버로 의사결정에 참여했지만, 이러한 경험은 적응기간을 줄여주는 정도의 역할로 한정된다고 봐야 한다. 

반면, ㈜LG에서의 하 부회장의 역할과 경험은 LG유플러스 수장으로서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는 평가다. 특히 이통업계가 5G라는, 통신 전문가들도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격변을 앞둬 풍부한 경험과 과감한 전략, 강력한 실행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하 부회장은 업무 파악과 함께 자신의 경영 방침을 이식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하고, KT와 SK텔레콤이 잇따라 출시한 새로운 요금제에 반격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하지만, 더 많은 역량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은 5G 서비스 준비다. 현재 5G는 내년 3월 이통3사가 함께 세계 최초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과거 LG유플러스는 과감한 대응으로 3G에서 4G로 바뀌는 시점을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았다. 이통 3위 자리는 여전하지만 위상을 크게 높였다. LG유플러스는 새로운 판이 펼쳐지는 5G 상용 서비스를 시장 판도를 바꿀 기회로 삼아야 하는 상황이다.

권영수 전 대표도 ㈜LG로 옮기면서 LG유플러스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5G에서 반드시 1등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혀 그 같은 바람을 내비쳤다.

5G는 4G(LTE)에 비해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의 특성을 갖춰 대부분의 산업군에서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동통신이 개인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줬다면 5G는 다양한 산업 자체의 변화를 일으키는 매개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다양한 산업군의 주축 기업들과 협력하면서 그들의 요구를 서비스에 반영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LG의 대표로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과 소통해온 하 부회장의 경험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LG하우시스, LG CNS, LG상사 등 주요 LG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활동해왔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18일 용산사옥에서 열린 성과공유회에서 임직원들에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하 부회장은 “업무방식의 변화를 통해 사업을 멋지게 키워내야 한다는 목표로 LG유플러스를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생각보다는 행동으로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도 했다. 전략기획에 능통하면서도 강력한 실행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하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 사진=LG유플러스


인수합병 등을 통한 성장동력 구축도 하 부회장의 행보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2016년 CJ헬로 인수를 추진한 SK텔레콤은 올 들어 보안기업 ADT캡스를 인수하는 등 사업영역 확장과 융합에 여전히 적극적이다. KT도 통신 이외의 분야로 끊임없이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걸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략기획이 강점인 하 부회장의 등장은 LG유플러스가 인수합병 등을 통한 성장동력 구축에 적극적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분석을 낳는다. 

이에 따라 우선 CJ헬로 등 케이블TV 인수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지난달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로 규모의 경제가 강조되면서 이러한 주장이 더 힘을 받고 있다. 

지난해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을 보면, KT가 30.54%(KT스카이라이프 포함)로 압도적인 선두였고, SK브로드밴드(13.65%), CJ헬로(13.10%), LG유플러스(10.89%)가 뒤를 이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단번에 2위로 올라선다,

물론 인수합병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하 부회장의 구상이 유료방송에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막대한 자금이 요구되는 대규모 인수합병의 경우 그룹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점이 변수다. 이에 따라 인수합병과 관련한 LG유플러스의 향후 행보를 보면 구광모 회장이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좀 더 분명하게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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