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과 오너사위]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 vs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

삼성카드, 당기순이익 등 실적 앞서...현대카드, 레버리지비율 제재 수준까지 악화

박시연 기자 2018.09.06 08:30:42


[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재계 1·2위 그룹(삼성그룹·현대차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경영 방식과 실적 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카드는 내부 출신인 원기찬 대표이사 사장을 필두로 업계 2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반면, 현대카드는 그룹 총수의 사위인 정태영 대표이사 부회장을 앞세우고 있다. 

6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그룹 금융 계열사인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업계 점유율 2·3위로, 오랜 기간 경쟁 구도를 형성해 왔다. 특히 두 회사는 그룹 계열사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CEO는 전문경영인과 오너일가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실적 면에서는 전문 경영인 체제의 삼성카드가 오너일가의 현대카드를 크게 앞서나가고 있다.

삼성카드는 정통 삼성맨인 원기찬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원 대표는 1960년생으로 대신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2002년 삼성전자 북미총괄 경영지원팀담당부 부장 상무보, 2005년 삼성전자 경영지원총괄 인사팀 상무, 2011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 팀장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3년 12월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인사통'으로 알려진 원 대표는 제조업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금융사 CEO로 임명되면서 선임 초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실적 개선을 통해 업계 2위 자리를 공고히 하며 우려를 잠식시키고 있는 상태다.

현대카드 최고경영자는 오너일가인 정태영 대표이사 부회장이 맡고 있다. 정 대표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대표이사 회장의 사위로, 정 회장의 차녀인 정명이 현대카드 부문장의 배우자다.

정 부회장은 1960년생이며 고려대 사범대 부속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했다. 정명이 현대카드 부문장과 결혼하면서 정몽구 회장의 사위가 된 정 부회장은 1987년 현대종합상사 이사 기획실 실장, 2000년 현대모비스 전무 기획재정본부 본부장, 2003년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5년 5월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두 회사의 실적을 살펴보면 삼성카드가 현대카드를 크게 앞선다.

삼성카드는 올해 상반기 기준 192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반면, 현대카드는 790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현대카드가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라 지난 1분기 약 200억 원에 달하는 대손충당을 쌓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두 카드사의 격차는 1100억 원에 달한다.

원 대표가 취임하기 이전인 2013년 상반기 기준, 두 카드사의 당기순이익 격차가 663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사이 격차가 1.7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각 사의 당기순이익 증가율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삼성카드는 2013년 상반기 1497억 원에서 2014년(상반기 기준) 2979억 원, 2015년 1731억 원, 2016년 1836억 원, 2017년 2113억 원, 2018년 1928억 원으로 5년간 28.8%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5.2%다.

반면 현대카드는 2013년(상반기 기준) 833억 원, 2014년 1369억 원, 2015년 1108억 원, 2016년 948억 원, 2017년 1318억 원, 2018년 790억 원으로 5년 동안 5.1% 감소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다. 다만 올해 초 쌓은 대손충당금을 감안하면 현대카드의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18.9%정도다.


총자산이익률(ROA) 역시 삼성카드가 앞섰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카드의 총자산이익률(ROA)는 1.61%로 현대카드(1.46%)보다 0.15%포인트 높다. 삼성카드의 ROA는 지난 2013년 상반기 0.86%에서 2014년(상반기 기준) 2.54%, 2015년 3.09%로 상승하다가 2016년 1.5%, 2017년 1.18%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0.43%포인트 상승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6년 상반기 0.07%에 불과했던 ROA가 올해 1.46%로 1.39%포인트 상승하면서 격차를 좁혔다.

자기자본이익률(ROE)는 현대카드가 7.41%로 삼성카드(5.47%)보다 1.94%포인트 높다. 2013년 상반기(삼성카드 2.2%, 현대카드 0.31%)와 비교하면 삼성카드는 3.27%포인트, 현대카드는 7.1% 포인트 개선됐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ROA와 ROE는 각각 총자산과 자기자본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자산에 비해 이익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숫자가 작은 경우는 그 반대다.

기업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 부문에서는 현대카드가 소폭 앞섰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부실채권 현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로 비율이 낮을수록 여신의 건전성이 양호함을 말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카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9%로 현대카드(0.41%)보다 0.58%포인트 높다. 그러나 삼성카드의 경우 해당 지표가 하락세를 보이며 개선되고 있는 반면 현대카드는 꾸준히 증가해 악화됐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삼성카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년 전 동기(2.28%) 대비 1.29%포인트, 5년 전(1.4%) 대비 0.41%포인트 개선됐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카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0.33%포인트, 0.22%포인트 악화된 상태다.



특히 현대카드의 경우 레버리지비율이 제재 수치에 근접해 자본적정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레버리지비율은 유동성비율과 함께 재무위험을 측정하는 지표로 타인자본 의존도를 말한다. 금융당국은 레버리지비율을 6배 이내로 규제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기준 레버리지 비율은 5.6배로 금융당국의 제재 수치에 매우 근접한 상황이다. 지난 1분기 기준 카드 업계 상위 3개사의 평균 레버리지비율이 4.4배였던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의 레버리지 비율은 3.5배다.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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