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 ‘조강지처’ 생활용품의 몰락

3분기 누계 매출, 생활용품 비중 50% 선 무너져...화장품 51%로 사업구조 변화


[데이터뉴스=이루비 기자] 애경산업의 화장품 부문 매출 비중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 누계 매출에서도 생활용품 부문을 넘어섰다. 이로써 생활용품 부문에 더 특화됐던 애경산업의 사업 구조도 바뀌고 있다.

1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애경산업의 3분기 누계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 5238억 원과 영업이익 656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 누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406억 원, 418억 원이었던 것에서 각각 24%, 57%씩 증가했다.

지난 3월 코스피 상장한 애경산업은 1985년 애경그룹으로부터 생활용품 사업을 독립해 설립된 기업이다. 현재 애경산업의 주요 사업은 생활용품과 화장품 두 부문으로 나뉘어 있지만, 그동안 생활용품 부문에 더 특화돼 왔다.

애경산업의 사업부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2015년 매출의 87%는 생활용품 부문이 차지했다. 화장품 부문의 비중은 겨우 13%였다.

그러나 2016년 가습기 살균제 제품 ‘가습기메이트’의 유해성 논란으로 생활용품 사업의 매출이 줄기 시작했다. 매출 비중은 2016년 73%, 2017년 57%로 떨어졌다. 올해 3분기 누계 매출 기준으로는 49%까지 내려간 것으로 분석됐다.

화장품 부문은 실적 증가로 2016년 27%, 2017년 43%, 2018년 3분기 누계 51%까지 올랐다. 지난 2분기에 이어 화장품 부문의 매출 비중이 생활용품 부문을 넘어섰다.

이윤규 애경산업 대표는 지난 3월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통해 주요 사업 부문인 생활용품 사업에 매출 기반을 두고, 화장품 사업 부문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상장 후에도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내비친 바 있다.

이 대표의 전략대로 화장품 부문의 실적 향상은 탄탄대로였다. 그러나 생활용품 부문의 매출을 기반으로 성장하겠다던 이 대표의 청사진은 지켜지지 못했다.

화장품 사업의 올 3분기 누계 매출액은 2664억 원으로, 작년 3분기 누계 매출액이 1627억 원이었던 것에 비해 64% 대폭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377억 원에서 576억 원으로 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애경산업의 조강지처 격인 생활용품 부문의 실적은 암울했다. 전년 3분기 누계 매출액 2779억 원에서 올해 2574억 원으로 7% 감소했다. 다행히 영업이익은 41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94% 증가했지만,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 576억 원과 비교하면 7.2배나 적은 수준이다.

코스피 상장 후 외형 및 수익성이 급증한 화장품 사업 덕에 생활용품 실적이 감소했어도 올해 애경산업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이 대표가 생활용품과 화장품 사이에서 어떤 전략적 판단을 유지해갈 지 주목된다.

한편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이윤규 애경그룹 대표이사는 1965년생으로 건국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애경산업에 입사해 제2영업부문장 상무와 영업부문장 상무 등을 지냈고, 지난해 11월말 애경산업 대표이사 전무 및 각자 대표로 선임됐다. 현재 애경산업 대표이사는 이윤규 대표와 오너일가인 채동석 애경그룹 부회장 각자 대표 체제다.

rub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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