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경영 이마트 vs 신세계] 정유경 3분기 성적표, 정용진에 '압승'

신세계·신세계인터내셔날 순익 급증 반면, 이마트·이마트 계열사 5곳 중 4곳 순익 감소


[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남매 경영 체제 구도를 확립한 신세계그룹 오너2세들이 상반된 경영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정유경 신세계그룹 총괄사장은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두 개 계열사에서 모두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반면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5개 계열사 중 4개사에서 순익 감소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1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신세계그룹의 상장계열사 7곳(이마트·신세계푸드·신세계건설·신세계I&C·광주신세계·신세계·신세계인터내셔날)의 3분기 누적 실적을 분석한 결과, 7개 계열사 중 4개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끌고 있는 신세계와, 신세계가 최대주주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전년 동기 순익이 크게 늘었다.

반면 정용진 부회장이 맡고 있는 이마트를 비롯해 이마트를 최대주주로 둔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광주신세계 등 4곳은 많게는 58.2%에서 적게는 5.3%의 감소폭을 기록하며 순익이 쪼그라들었다. 이마트 계열사 가운데 순익이 증가한 곳은 신세계I&C 단 한곳 뿐이다.

기업별 실적을 살펴보면, 이마트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2조8230억 원으로 전년 동기(11조5722억 원) 대비 10.8%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355억 원에서 4014억 원으로 7.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5383억 원에서 4138억 원으로 23.1%나 급감했다.

이마트는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18.22%, 장남인 정용진 부회장이 9.83%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이마트뿐 아니라 이마트가 46.8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푸드 역시 실적이 크게 줄었다. 올해 3분기 신세계푸드의 누적 매출액은 9652억 원으로 전년동기(9087억 원) 대비 6.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26억 원에서 225억 원으로 0.5%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70억 원에서 134억 원으로 21%나 급감한 상태다.

신세계건설은 이마트가 42.7%의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로 신세계의 7개 상장 계열사 중 당기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7636억 원으로 전년동기(8563억 원) 대비 10.8%, 영업이익은 225억 원에서 126억 원으로 43.9%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276억 원에서 올해 115억 원으로 반토막났다.

정용진 부회장이 지분 52.08%를 보유한 광주신세계 역시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올해 3분기 광주신세계의 영업이익은 358억 원으로 전년 동기(381억 원) 대비 6.1%, 당기순이익은 342억 원에서 324억 원으로 5.3% 급감했다.

이마트를 최대주주로 둔 신세계I&C(지분율 35.65%)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57억 원) 대비 333.2% 증가한 249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신세계와, 신세계를 최대주주로 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실적은 모두 증가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신세계의 누적 매출액은 3조6444억 원으로 전년동기(2조7783억 원) 대비 3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32억 원에서 2632억 원으로 36.2%, 당기순이익은 1247억 원에서 1742억 원으로 39.7%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64억 원) 대비 358.7% 증가한 294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6년 4월 보유 중인 이마트·신세계 주식을 교환하며 후계구도를 확립한 신세계그룹은 '형보다 나은 아우'의 경영능력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5년 12월 신세계 부사장이었던 정유경이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마트 및 식품 부문은 정용진 부회장이, 백화점 및 패션 부문은 정 총괄사장이 맡는 분리경영체제의 초석을 다졌다.

이후 2016년 4월 남매가 서로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서로 교환하면서 후계구도가 구축되기 시작했다. 또 지난 4월 정재은 명예회장이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21%를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증여하면서 지배력이 더 강화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책임 영역이 뚜렷하게 분리되고 있는 만큼 남매의 경영 성과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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