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MOU까지 철회할 정도?…서경배 회장, 위기관리 능력 도마

한류열풍 고속성장 후 사드사태 위기관리 실패...당기순이익 23% 급감, LG생건과 격차 두배

박시연 기자 2019.02.21 08:13:04


[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영업이익률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업계 1위 자리에 오른 LG생활건강과의 당기순이익 격차는 두배 이상 벌어졌다. 한류 열풍을 등에 업고 고속 성장을 이뤄냈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경영 위기 대처 능력이 도마위에 올랐다.

21일 데이터뉴스가 아모레피시픽그룹이 공시한 IR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 기준 총 매출액은 6조782억 원, 영업이익 5495억 원, 당기순이익 3763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직전년도 대비 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4.9%, 23.1%씩 급감했다.

지난 2017년 LG생활건강에 업계 1위를 빼앗긴 이후 좀처럼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945년 설립된 태평양화학공업사가 모태며 화장품 방문판매 제도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2006년 인적 분할해 현재는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중심으로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상장계열사 1곳과 비상장계열사 10개 등 총 11개 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한류 열풍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 주석에게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제품 중 하나인 설화수를 선물해 중국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가는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가 시행되기 이전인 2015년 7월 3일 종가기준 20만8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이는 전년 같은 날 종가(8만400원) 대비 158.7%나 급등한 수치다. 그러나 사드보복 이후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주가도 폭락했다. 지난 19일 종가 기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가는 6만6300원이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이같은 실적 악화를 단순히 사드보복의 여파로만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LG생활건강의 실적은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6년 기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 규모는 6조6976억 원, 영업이익은 1조828억 원, 당기순이익 8815억 원이다. 2015년(매출 5조6612억 원, 영업이익 9136억 원, 당기순이익 6739억 원) 대비 각각 18.3%, 18.5%, 30.8%씩 증가한 수치다. 2016년 하반기부터 중국이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를 단행하기 시작했지만 실적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7년에는 매출만 6685억 원 줄어들면서 영업이익률이 쪼그라들었다.

2017년 기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은 6조291억 원, 영업이익 7315억 원, 당기순이익 4895억 원이다. 직전년도 동기 대비 각각 10%, 32.4%, 44.5% 줄어든 규모다. 영업이익률은 16.2%에서 12.1%로 4.1%포인트 줄었다.


지난해에도 실적 감소가 이어졌다. 매출은 6조782억 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0.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495억 원으로 24.9% 줄었고 당기순이익은4895억 원에서 3763억 원으로 23.1%나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9%로 전년 대비 3.1%포인트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률은 2016년 12.1%에서 2018년 6.2%로 2년새 반토막 났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오히려 실적이 크게 늘어 지난해 영업이익 1조를 달성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5년 5조3285억 원이던 매출 규모가 2016년 6조941억 원, 2017년 6조1051억 원, 2018년 6조7475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5년 6481억 원, 2016년 8809억 원, 2017년 9300억 원, 2018년 1조393억 원으로 3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덕분에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전년(15.2%)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15.4%를 유지했다.

당기순이익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의 당기순이익은 6923억 원으로 직전년도(6183억 원) 대비 12%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두배에 달하는 규모다. 당기순이익률은 10.26%다.
 

때문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위기 관리 능력이 자주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공개한 주요 자회사 6곳의 영업이익이 모두 뒷걸음질 치면서 신성장 동력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자회사별 실적을 살펴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매출액 5조2778억 원, 영업이익 4820억 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은 3%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9%나 급감했다.

이니스프리 역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2017년 6420억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5989억 원으로 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079억 원에서 804억 원으로 25%나 줄었다.

에뛰드는 영업이익이 적자전환됐다. 매출은 2017년 2591억 원에서 2018년 2183억 원으로 16% 줄었고 영업이익은 42억 원에서 -262억 원으로 304억 원이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에스쁘아의 매출은 432억 원에서 421억 원으로 3%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과 동일한 -18억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가 지속됐다.

에스트라는 1년 사이 영업이익이 73%나 급감했다. 2017년 1141억 원이었던 에스트라의 매출 규모는 2018년 1001억 원으로 12% 줄었고, 영업이익은 34억 원에서 4분의 1로 쪼그라든 9억 원에 그쳤다.

아모스프로페셔널은 2017년 175억 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171억 원으로 2% 줄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계속된 실적 악화로 이미 체결했던 양해각서(MOU)까지 철회하면서 몸을 사리는 모양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7년 3월 경기도 용인시와 '용인 뷰티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경기도지사 집무실에서 열린 MOU 체결식에는 서경배 회장과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정찬민 전 용인시장 등이 참석할 만큼 도와 시, 기업이 큰 관심을 기울였던 사업이다. 총 부지 면적 52만 4000㎡, 투입 예상 사업비 규모는 1630억 원이었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월11일 공시를 통해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MOU 체결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양해각서를 체결한지 2년 만에 실적 악화로 투자 규모를 감축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경영 위기에 봉착한 서경배 회장이 변화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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