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불신임의 한 이유...대한항공, 수익성·재무 모두 '빨간불'

영업수익 12조6000억 원, 7.2% 늘리고도 당기순이익 다시 적자...영업이익률도 2.6%p 감소


대한항공이 2년 만에 다시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감소세를 보였던 부채비율 역시 1년 만에 160.9% 오른 698.8%를 기록하면서 재무 안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됨에 따라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의 위기 관리 능력이 도마위에 올랐다.

28일 데이터뉴스가 대한항공이 발표한 IR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영업수익 규모는 12조6512억 원, 영업이익 6924억 원, 당기순이익 -8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년도(영업수익 11조8028억 원, 영업이익 9562억 원, 당기순이익 9079억 원)보다 영업수익은 7.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7.6%, 108.3%씩 감소한 규모다.

대한항공이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2년 만이다.

데이터뉴스가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9년간의 대한항공의 재무제표(별도기준)를 분석한 결과, 대한항공은 총 6해에 걸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3762억 원의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했던 대한항공은 이듬해인 2011년 -3011억 원이라는 저조한 순익을 올리면서 적자전환했다. 2012년엔 2596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회복세를 보였으나 2013년 -2905억 원, 2014년 -3606억 원, 2015년 -4077억 원, 2016년 -5914억 원이란 순익을 기록하며 4년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7년 9079억 원의 순익을 올리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 무섭게 1년 만에 또 다시 적저 전환되면서 적자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


매출을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면서 수익성 지표 역시 쪼그라 들었다.

2010년 10.3%에 달했던 대한항공의 영업이익률은 2013년 -0.2%까지 줄었다가 2016년 9.4%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률은 직전년도 대비 2.6%포인트 하락한 5.5%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률 역시 2010년 3.3%를 기록한 이후 감소와 증가를 반복하다가 지난해 결국 -0.6%까지 하락했다.


기업의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부채비율 역시 악화됐다.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1년 전보다 160.9%포인트나 급증한 698.8%를 기록했다. 2010년 591.3%였던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2016년 1273.5%까지 늘어났다가 이듬해인 2017년 537.9%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나 지난해 다시 부채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유가 상승과 환율변동, 영구채 상환, 퇴직급여부채 평가액 증가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대한항공이 12조 원의 영업수익을 올리고도 800억 원의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됨에 따라 대한항공은 갑작스레 3인 대표체제에서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오너일가의 갑질 논란으로 대내외적 리스크가 불거졌던 대한항공이 시민단체와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불신을 극복하지 못했던 만큼, 남은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의 경영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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