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체제 현대차그룹, 자동차 계열 수익성 좋아졌다

신차 효과 앞세워 1분기 완성차·부품 실적 개선…비자동차 계열은 부진 대조

강동식 기자 2019.05.13 08:23:53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주도한 그룹 인사 이후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1분기 실적에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완성차와 부품 계열사들은 회복세로 돌아선 반면, 비자동차 계열 대표주자들은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1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자동차그룹 상장 계열사의 2019년 1분기 실적 분석 결과,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딘 글로벌 시장 회복에도 불구하고 신형 SUV ‘팰리세이드’ 등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효과가 자동차 관련 계열사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성과로 인해 최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에 오른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좀 더 자신 있는 행보를 걸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매출 23조9871억 원, 영업이익 824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9%, 21.1% 늘었다. 신차 판매 호조가 제품 믹스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그동안 대형 SUV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은 현대차로서는 팰리세이드에 대한 좋은 반응이 반가운 대목이다. 현대차는 향후 수요 성장 둔화가 예상되지만, 신형 쏘나타에 이어 신형 G80, 베뉴, 제네시스 GV80 등 신차를 계속 선보여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기아차는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9%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94.4% 수직상승했고, 영업이익률도 2.4%p 상승했다. 회사 측은 일부 지역의 판매가 감소하고 RV 주력 모델 노후화로 매출이 줄었지만, 대형 SUV ‘텔루라이드’의 미국 출시, 우호적 원달러 환율, 통상임금 환입으로 인한 매출원가 감소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도 텔루라이드에 이어 선보일 하이클래스 소형 SUV(SP2) 등 신차 판매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오랜만에 선보인 신차의 판매 호조는 부품 등 그룹 내 자동차 관련 계열사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현대모비스는 1분기 매출 8조7378억 원, 영업이익 493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6%, 9.8% 늘었다. 현대모비스는 주력 사업인 모듈 및 핵심부품 매출이 6조928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4% 늘었다. 신차에 대한 좋은 반응과 함께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 증가에 따른 것이다. 특히 1분기 전동화 부품 매출(5746억 원)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했다. 

부품 계열사 현대위아는 1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팰리세이드 등의 판매 호조가 사륜구동(4WD) 등 핵심부품 공급 증가로 이어지면서 실적이 반등했다. 현대위아는 올해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가 이어지면서 부품 판매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룹의 물류를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23.1% 상승했다. 국내·외의 완성차 생산·판매 증가로 물류 매출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한 자동차 계열사들과 달리 현대건설, 현대로템 등 비자동차 계열 대표주자들의 1분기 성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경쟁력 있는 신차의 낙수효과가 자동차 관련 계열사들에게 고루 미친 반면, 현대건설과 현대로템은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의 돌파구를 만드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1분기에 매출이 9.6%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6.1% 줄었다.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매출이 늘었지만, 국내 주택부문 사업 환경 악화가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로템 역시 매출은 1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큰 폭(77.7%)으로 떨어졌다. 현대차그룹 주요 상장 계열사 중 1분기 영업이익 감소율이 가장 크다. 철도와 방산 부문은 소폭 흑자를 냈지만, 플랜트 사업에서 80억 원 내외의 적자를 냈다. 회사 측은 글로벌 자동차 설비 납품 종료에 따른 매출감소 영향으로 플랜트 사업의 적자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수직계열화에 속한 계열사 중 유독 현대제철은 1분기 실적 개선에 실패했다. 이 회사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6.0%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7.6% 감소했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으로 손익이 하락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온전히 반영하기 힘든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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