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182개 상장사, 여성 사내이사는 6명뿐

여성 등기이사 비율도 1.54% 그쳐…포춘 글로벌 200대 기업(21.4%)보다 크게 낮아


30대 그룹 상장사 사내이사 중 여성은 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 등을 포함한 전체 등기이사로 범위를 확대해도 여성은 19명에 그쳤다.

2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30대 그룹 상장기업의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182개 상장기업 474명의 사내이사 중 여성 비율은 1.27%(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 감사, 기타비상무이사를 포함해 등기이사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총 1234명의 등기이사 중 여성 비율은 1.54%(19명)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30대 그룹 상장사 이사회의 여성 구성원 수를 지난해와 비교하면 사내이사는 4명에서 6명으로 2명 증가했고, 등기이사는 14명에서 19명으로 5명 늘었다. 하지만, 이 같은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구성원 중 여성 비율은 1% 대에 머물러 해외 현황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

세계여성이사협회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포춘 글로벌 200대 기업 이사회 구성원 중 여성 비율은 21.4%로 집계됐다. 대륙별로는 유럽 기업들은 32.1%, 미주 기업들은 24.5%, 아시아태평양은 7.4%였다. 국내 30대 그룹 상장사의 여성 등기임원 비율은 유럽과 미주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포춘 글로벌 200대 기업 평균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번 조사 결과, 30대 그룹 중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그룹은 9곳으로 전체의 30%였고, 여성 사내이사를 둔 그룹은 4개였다. 또 182개 조사 대상 상장사 중 여성 사내이사가 있는 기업은 5개(2.73%)였으며, 여성 등기이사가 있는 기업은 16개(8.79%)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 대상 기업 중 여성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곳은 2개(호텔신라 이부진 대표, 스튜디오드래곤 최진희 대표)로 전체의 1.10%에 불과했다.

▲국내 30대 그룹 182개 상장 계열사 중 여성 사내이사가 있는 기업은 5곳, 여성이 대표이사인 기업은 호텔신라, 스튜디오드래곤 등 2곳 뿐이다. 사진은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왼쪽)와 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이 5명의 여성 등기이사를 둬 30대 그룹 중 가장 많았다. 삼성그룹은 올해 이인재 삼성카드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와 함께 상장사 여성 사내이사가 2명이 됐다. 삼성카드 디지털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인재 부사장은 삼성 금융계열사 첫 여성 등기이사로도 기록됐다. 

삼성그룹 여성 사외이사도 지난해 2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기존의 김선욱 삼성전자 사외이사(이화여대 명예교수), 최현자 삼성전기 사외이사(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에 이어 올해 안규리 서울대 의대 신장내과 교수가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삼성전자는 6명의 사외이사 중 2명이 여성이다.

이어 CJ그룹과 롯데그룹이 각각 3명의 여성 등기이사를 둔 것으로 집계됐다. CJ그룹의 드라마 제작 계열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2명의 사내이사가 모두 여성(최진희 대표, 박지영 상무)이다. CJ ENM은 홍지아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롯데그룹은 강혜련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롯데쇼핑), 박경희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롯데케미칼), 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롯데칠성음료) 등 3명의 여성 사외이사가 활동하고 있다.

SK그룹과 에스오일은 여성 사외이사를 2명씩 두고 있다. SK그룹은 윤영민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SK텔레콤)와 하윤경 홍익대 기초과학과 교수(SK이노베이션)가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신미남 전 케이옥션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데 이어 올해 정순 제니스 리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또 현대자동차그룹 이노션의 정성이 고문, ㈜효성의 김명자 사외이사(전 환경부 장관), KT&G의 이은경 사외이사(피브이에이치코리아 캘빈클라인 재무·운영담당 전무), 코오롱생명과학의 김수정 상무가 30대 그룹 상장사의 여성 등기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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