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배치에 인색한 코오롱...상장계열사 6곳 중 4곳, 달랑 1명

사외이사 역할 확대 추세와 엇갈린 행보…절반은 이사회 내 별도 위원회 없어


코오롱그룹 계열사 사외이사 수가 유독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오롱그룹 상장계열사 평균 사외이사 수는 2.17명으로, 30대그룹 상장계열사 평균 3.44명에 크게 뒤졌다. 특히 사외이사가 1명뿐인 상장 계열사 비율도 가장 높았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30대 그룹 상장기업의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코오롱그룹이 사외이사가 1명인 상장 계열사 비중이 66.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비중은 30대 그룹 182개 상장사 중 사외이사가 1명인 기업 비율(11.54%)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코오롱그룹은 6개 상장 계열사 중 코오롱, 코오롱머티리얼, 코오롱플라스틱, 코오롱생명과학 등 4개 기업이 1명의 사외이사를 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4개 기업의 사외이사 비율은 법이 정한 상장기업 사외이사 요건을 겨우 충족시키는 수준이다. 상법은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기업의 사외이사는 3명 이상,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되도록 하고 있다. 또 자산 2조 원 미만 상장기업은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을 사외이사로 하도록 정해놓고 있다. 

현재 코오롱은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사외이사 비중이 3분의 1이다. 또 코오롱머티리얼, 코오롱플라스틱, 코오롱생명과학은 각각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을 둬 사외이사 비율이 4분의 1로, 상법이 정한 사외이사 최소 요건에 해당한다.

코오롱그룹 상장 계열사의 이 같은 사외이사 비율은 기업 경영에서 이사회와 사외이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최근 추세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회사의 경영을 직접 맡지 않는 외부 전문가들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해 객관적인 입장에서 회사의 경영 상태를 감독하고 조언하는 사외이사제도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능이 부각되면서 사회적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외이사 비중을 높이고 이사회 운영에서 사외이사의 역할을 확대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뉴스가 국내 30대 그룹 182개 상장사의 이사회 구성원을 분석한 결과, 전체 이사회 구성원 중 사외이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52.47%로 절반을 넘었고, 기업당 평균 사외이사 수는 3.44명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코오롱그룹 상장사 이사회 구성원 중 사외이사 비율은 41.93%로, 10%p 이상 낮았다. 또 기업당 평균 사외이사 수도 2.17명으로, 1명 이상 적었다. 

코오롱그룹 상장사의 이사회 운영방식도 사외이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기존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코오롱그룹 상장사의 이사회 의장은 모두 대표이사가 맡고 있으며, 6개 상장사 중 3개 기업이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추천위원회 등 별도 위원회를 두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둔 상장사도 대표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어 상대적으로 독립성이 낮은 구조를 보였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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