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손잡이가 달린 종 모양의 연보라색 꽃, 비비추

하나의 긴 꽃대에 여러 송이의 꽃들이 한 줄로...꽃말은 '좋은 소식' 혹은 '하늘이 내린 인연'

조용경 객원기자 2019.08.28 08:26:32

비비추는 숲이 우거진 산지의 습한 반그늘 지역을 좋아한다. 사진=조용경

여름이 무르익어 가는 계절에 산지의 반그늘 지역을 다니다 보면 하트 모양의 넓은 잎사귀들 사이에 올라온 긴 꽃대에 긴 종 모양의 보라색 꽃들이 줄줄이 매달린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비비추'라는 꽃입니다. 외떡잎식물로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비비추는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산골짜기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으로 반그늘이나 햇볕이 잘 드는 습기가 많은 지역에서 자생합니다.

비비추의 잎은 심장 모양 혹은 둥근 계란형이다. 봄에 나오는 연한 잎은 나물로 먹기도 한다. 사진=조용경

땅속에서 겨울을 보낸 줄기는 봄이 되면 사방으로 뻗어 갑니다. 무성하게 돋아나는 잎은 심장형 또는 타원형의 달걀모양으로 짙은 녹색이고, 가죽처럼 두꺼우며 표면은 매끈합니다.

길이 12cm, 폭은 8cm 내외로 8~9개의 잎맥이 있습니다. 잎 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지만 약간의 굴곡이 있습니다.

꽃은 7~8월에 피는데, 꽃대의 길이는 30cm 내외로 깁니다.

그 꽃대에 길이 3~4cm 정도의 연한 보라색 꽃이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서 총상꽃차례로 달립니다. 그 모습이 꼭 손잡이가 달린 종 같기도 하고, 초롱 같기도 합니다.

꽃자루의 길이는 5~10mm이며, 얇은 막질로 된 포는 자줏빛이 감도는 흰색이고 꽃자루와 길이가 비슷합니다.

꽃부리의 끝은 6갈래로 갈라지는데, 갈라진 끝이 살짝 뒤로 젖혀지면서 6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길게 꽃 밖으로 나옵니다. 암술은 둥글게 꼬부라집니다.

황동규 시인은 그의 시 '풍장'에서 그 모습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줄기마다 십여 개씩 / 불 막 끈 보랏빛 초롱들을 달고 / 바람처럼 모여 있는 비비추/ 초롱 하나하나엔 어린 초승달 / 하얀 손잡이 하나씩"

비비추의 꽃이 달린 모습은 다자녀 가정의 다복한 모습을 연상시킨다. 사진=조용경

비비추의 꽃말은 '좋은 소식' 혹은 '하늘이 내린 인연'이라고 합니다.

멋진 꽃말이 붙은 연유는 모르겠으나, 하나의 긴 꽃대에 여러 송이의 꽃들이 한 줄로 정렬해서 핀 모습을 보면 다자녀 가정의 복스러운 모습을 보는 듯한 흐뭇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봄에 나오는 연한 잎은 나물로 먹기도 합니다. 번식력이 좋아서 요즘은 원예종으로 다양한 품종이 개발되고 있으며, 정원용 식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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