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보라색 작은 별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꽃, 무릇

우리나라 전역 습기 있는 들판이나 산자락에 무리 지어 자생…꽃말은 '강한 자제력'

조용경 객원기자 2019.09.04 08:26:59

무릇꽃은 작은 별모양의 꽃들이 원추형으로 다닥다닥 붙어서 핀다. 사진=조용경

더위가 절정을 이룰 무렵, 산자락이나 들판의 양지 바른 곳을 거닐다 보면, 마늘잎을 닮은 몇 가닥의 잎들 사이에서 솟아오른 줄기 끝에, 작은 꽃들이 별모양으로 다닥다닥 붙은 원추형의 꽃무더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 꽃이 바로 '무릇'입니다.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무릇은 우리나라 전역의 습기가 적당히 있는 들판이나 산자락에서 무리를 지어 자생합니다.

무릇은 양지바른 산자락이나 들판에서 자생한다. 사진=조용경

땅 속에서 겨울을 지낸, 쪽파를 연상시키는 2~3cm 크기의 비늘줄기에서 봄에 마늘잎 모양의 잎이 두세 가닥 나옵니다.

선처럼 가늘고 긴 잎은 폭이 5mm 내외, 길이는 15~30cm에 달합니다. 잎 끝은 칼처럼 날카로운데, 모양만 마늘잎을 닮은 게 아니라 맛과 냄새도 마늘처럼 자극성이 강한 편입니다.

불교에서는 자극성이 강한 '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 등 5가지 채소를 '오신채(五辛菜)'라고 하여 음식물의 재료로 쓰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산되지 않는 '흥거' 대신 '무릇'을 포함시키기도 한답니다.

무릇의 잎은 마늘잎 모양인데, 마늘을 닮은 강한 자극성의 맛과 냄새가 있다. 사진=조용경

7월로 접어들면서 잎 사이에서 높이 30cm 정도의 꽃줄기가 뻗어 나오고 그 끝에 엷은 자주색, 혹은 분홍색의 작은 꽃들이 원추형 모양의 총상꽃차례로 핍니다.

꽃잎은 여섯 갈래로 갈라지며, 꽃 속에는 여섯 개의 수술과 한 개의 암술이 있습니다. 씨방은 타원형으로 자세히 들여다 보면 세 줄의 잔털이 돋아있습니다.

무릇은 일년 중 가장 더운 계절에 무리지어서 꽃을 피운다. 사진=조용경

열매는 9월 경에 맺는데, 삭과(朔果, 캡슐 모양)이며 크기는 4~5mm입니다.

'무릇'의 꽃말은 '강한 자제력'이라고 합니다. 꽃 모양으로부터 쉽게 떠올려지지는 않는 표현인데, 아마도 강하고 자극적인 냄새로 인해 붙여진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린잎과 비늘줄기는 식용으로 사용하며, 민간에서는 오랫동안 조려서 엿처럼 먹었다고도 합니다. 예로부터 비늘줄기를 삶아서 먹으면 구충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드물게 흰색의 꽃이 피기도 하는데, 야생화 사진작가들은 흰무릇꽃을 만나면 골프애호가들이 홀인원을 한 것만큼이나 행복해 한답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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