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통과한 유료방송 M&A, 과기정통부 최종 판단 주목

CJ헬로 알뜰폰 인수 쟁점…“경쟁 제한 우려” vs “시장 영향 적고 분리매각이 더 큰 문제”

강동식 기자 2019.11.18 09:48:25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한데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승인 여부 결정을 위한 심사에 들어간다. 일각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사업 인수에 대해 과기정통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대상에서 알뜰폰 사업을 제외하거나 일정 기간 후 매각 등의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CJ헬로가 그동안 알뜰폰 시장 1위 사업자로서 요금 인하, 서비스 혁신을 주도했는데, LG유플러스에 흡수되면 경쟁 제한과 알뜰폰 시장 위축이 우려된다는 것이 이유다. 

공정위는 앞서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 인수 심사에서 CJ헬로 알뜰폰 사업이 SK텔레콤에 인수되면 시장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며, 인수 불허 결정 근거의 하나로 꼽은 바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번에 LG유플러스가 CJ헬로 알뜰폰을 인수해도 시장 경쟁 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며 시정조치를 부과하지 않았다. 2016년과 시장 상황과 조건이 바뀌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최근 CJ헬로 알뜰폰 가입자수와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고, LG유플러스가 CJ헬로 알뜰폰 인수로 늘어나는 시장점유율이 적다고 설명했다. 또 이동통신 1위인 SK텔레콤과 달리 3위인 LG유플러스가 CJ헬로 알뜰폰 인수로 인한 경쟁 제한성이 매우 약하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CJ헬로 알뜰폰 사업은 최근 줄어드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CJ헬로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CJ헬로 이동전화 가입자는 지난 9월 말 현재 73만4000명로, 알뜰폰 가입자의 9.23%, 이동전화 총 가입자의 1.08%를 차지했다. CJ헬로 알뜰폰 가입자는 2014년 83만2000명으로 80만 명을 넘은 뒤 2017년까지 매년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2018년 7만2000명 줄어 80만 명 밑으로 떨어진데 이어 올해도 9개월간 5만2000명이 감소했다.

CJ헬로 알뜰폰의 시장점유율도 감소세도 뚜렷하다. CJ헬로 알뜰폰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2018년 9.84%를 기록, 10% 밑으로 떨어진데 이어 올해도 0.61%p 감소했다. 전체 이동전화 시장에서 CJ헬로 점유율도 2014년 1.45%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떨어져 지난 9월 1.08%를 기록, 1%에 근접했다. 

조성욱 공정위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독행기업(기존 시장 질서를 파괴하며 가격 인하, 혁신 등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보려면 시장점유율이 10%를 넘거나 획기적이면서 파괴적 혁신을 가져올 행태를 해야 한다”며 “CJ헬로는 그 같은 역할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공정위는 CJ헬로 알뜰폰 사업 인수와 관련해 경쟁제한성 해소 조치 등 별도의 조건을 부과하지 않았다.

알뜰폰 업계에서도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CJ헬로의 점유율이 줄어들고 알뜰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역할도 약화돼 CJ헬로 인수에 크게 주목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금융상품과 알뜰폰을 연계한 KB국민은행 등 새로운 사업자의 진출이 기존 이통사 고객까지 흡수하는 등 시장에 훨씬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과기정통부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1위 사업자가 인수되는지 아닌지에 따라 알뜰폰 산업이 좌우되지는 않는다”며 “그 보다 도매대가 산정 등 정부 정책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가 CJ헬로 알뜰폰 인수에 과다한 조건을 부과돼 알뜰폰 사업이 인수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이를 인수해 제대로 운영할 사업자를 찾기 어려워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CJ헬로 노조는 지난 13일 과기정통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위 기업인 LG유플러스에 매각이 어렵다면 1, 2위 사업자에게도 팔 수 없다. 알뜰폰 분리매각과 같은 소모적 논란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과기정통부에 분리매각 반대 탄원서를 제출했다. 

과기정통부는 18일부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건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건을 본격적으로 심사한다. 앞서 공정위에서 경쟁 제한, 소비자 편익 등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가운데 과기정통부 심사에서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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