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벼랑 바위틈의 진홍색 보석, 둥근잎꿩의비름

개체 수 적어 '멸종위기식물2급' 지정...주왕산, 팔각산, 내연산 일대 계곡이나 벼랑 바위틈에서 피어나

둥근잎꿩의비름은 주왕산이나 내연산 등 경북 북부산악지방의 계곡 바위에 붙어서 핀다. 사진=조용경

해마다 가을이면 청송, 영덕 등 경북 동부 지역의 계곡이나 벼랑의 바위틈에 달라붙어서 피어나는, 진홍색의 보석 같은 꽃이 있습니다. 

그 색이 너무도 고와서 보는 사람의 가슴을 저리게 만드는 꽃, 바로 ‘둥근잎꿩의비름’ 이지요.  

둥근잎꿩의비름은 쌍떡잎식물이며 돌나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늦은 가을에 청송 주왕산과 영덕 팔각산, 포항 내연산 일대의 그늘진 바위 틈에서 피는 꽃입니다.
 
워낙 개체수가 적어서 '멸종위기식물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답니다. 

둥근잎꿩의비름은 바위 틈을 뚫고 들어간 몇 개의 굵은 뿌리에서 잎과 줄기가 나오는데, 높이는 15∼25cm 정도로 자랍니다. 

둥근잎꿩의비름은 잎이 다육질이며, 가을에 화사한 자주색의 꽃이 핀다. 사진=조용경

줄기는 바위를 타고 기는 성질이 있습니다. 잎은 다육질로서 마주나며, 달걀형 혹은 둥근 타원형이고 가장자리에 물결모양의 톱니가 있습니다.
 
꽃은 8∼10월에 피며, 선홍색을 띤 조그만 꽃들이 줄기 끝에 둥글게 모여 달리는 산방형취산꽃차례를 이룹니다.
  
꽃받침은 끝이 5가닥으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바소꼴이며 녹색을 띱니다. 꽃잎은 5개로 배 모양이며, 수술은 10개인데 그 가운데 5개는 꽃잎과 마주 붙어 있습니다.
 
수술대는 꽃잎과 길이가 비슷하며, 꽃밥은 붉은색이고 화분은 노랗습니다. 

암술은 5개이며 서로 분리돼 있고, 꽃잎과 마주 붙어 있습니다.

둥근잎꿩의비름은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어서 멸종위기식물 2급으로 보호되고 있다. 사진=조용경

둥근잎꿩의비름의 꽃말은 ‘순종’ 혹은 ‘희망‘ 이라고 합니다. 척박한 환경의 바위 절벽에 붙어 피면서 가을바람에 살랑거리는 곱디고운 자태를 보면 누구나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 

꽃이 피거나 열매가 익는 모습이 무척 예뻐서 관상용으로 많이 활용되며, 어린 순은 산나물로 먹기도 하는데, 그 때문에 개체수가 더욱 줄어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매년 가을이 깊어 가면, 3년 전 주왕산 계곡에서 둥근잎꿩의비름을 촬영하다가 말벌에 쏘여 영덕의 병원 응급실로 달려가 해독제를 맞던 일이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가을 늦게까지 피어서 꿀을 공급하기 때문인지, 둥근잎꿩의비름이 피는 곳에는 유난히 말벌들이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둥근잎꿩의비름 만나러 가시는 분들, 말벌 조심하세요!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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