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융합시대, 환영받는 이통사 출신 인재들

LG-홍범식(SKT), 포스코-오규석(LGU+), 현대차-윤경림(KT) 등 영입 확산


주요 그룹사를 중심으로 이동통신사 출신 인재 영입이 확산되고 있다. ICT 융복합 시대에 첨단 ICT와 이종산업의 융합 경험이 많은 이동통신 부문 인사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통사 출신 인재들이 자동차, 철강, 기계 등 타 산업 분야 대기업에 영입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LG그룹 지주사 ㈜LG는 2018년 말 SK텔레콤 사업전략실장, 베인앤컴퍼니코리아 대표 등을 지낸 홍범식 사장을 경영전략팀장으로 영입했다. 당시 구광모 회장 체제 첫 번째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외부 영입된 케이스로 큰 관심을 받았다. 홍 사장은 SK텔레콤에서 사업전략실장, 성장전략그룹장 등을 맡으면서 신성장사업 발굴과 인큐베이션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에서 정보통신·테크놀로지 부문을 중심으로 컨설팅 경력을 쌓았다. 홍 사장은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지주사에서 LG그룹 계열사의 신사업 전략 등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포스코가 2018년 말 최정우 회장 체제에서 실시한 첫 인사에서 영입한 오규석 신성장부문장(부사장)은 통신사에서 전략과 마케팅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에서 전략개발실장, 마케팅실장, 전략기획담당을 역임한데 이어 하나로텔레콤에서 전략부문장, 마케팅부문장을 맡았다. 이후 씨앤엠(현 딜라이브) 대표, 대림산업 사장을 맡아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오 부사장은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포스코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신성장부문장을 맡아 2차전지 소재산업 등 신사업 발굴과 육성을 총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KT 출신 임원을 연이어 영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KT 미래융합전략실장을 역임한 윤경림 부사장을 영입,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으로 선임했다. 윤 부사장은 KT와 CJ 등을 거치며 기획과 신사업·서비스 개발 등에서 능력을 발휘해 온 인물이다. 윤 부사장은 이 같은 강점을 살려 특히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신사업 발굴과 협력 등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앞서 2018년에는 역시 KT 출신인 서정식 전무 영입, ICT본부장을 맡겼다. 서 전무는 KT 클라우드추진본부장과 KT클라우드웨어 대표를 지냈다. 서 전무가 이끄는 ICT본부는 자동차와 ICT 융합 트렌드에 맞춰 현대차의 정보기술본부, 차량지능화사업부 등을 통합한 조직이다. 현대차는 또 KT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맡았던 김지윤 상무가 ICT기술사업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CJ그룹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통해 SK텔레콤 출신의 차인혁 부사장을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로 선임했다. 차인혁 대표 내정자는 CJ그룹 최고디지털책임자(CDO)도 겸임해 그룹 전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과 IT 신사업을 추진한다. 차 대표는 SK텔레콤에서 플랫폼기술원장, IoT사업본부장, DT추진단장, 테크인사이트그룹장을 역임했다. 앞서 루슨트테크놀로지와 삼성SDS에서도 기술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9월 CJ그룹에 영입돼 디지털혁신TF를 총괄해오다 이번에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에 선임됐다.

대림오토바이는 지난해 LG유플러스 출신인 윤준원 대표를 선임했다. 윤 대표는 LG텔레콤 경영지원실장, 마케팅실장, LG유플러스 PM사업본부 마케팅추진실장,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 대표를 역임했다. 대림그룹 합류 직전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을 맡기도 했다. 대림오토바이는 윤 대표 취임 후인 지난해 9월 KT와 전기이륜차 관제 서비스 상용화에 합의하는 등 신사업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농기계 1위 기업인 대동공업은 지난 8일 KT 출신의 원유현 전략기획부문장을 신임 총괄사장으로 선임했다. KTF를 거쳐 KT에서 경영전략실 부장과 미래융합사업추진실 상무를 역임한 원 사장은 지난해 대동공업 전략기획부문장으로 영입돼 미래 경영전략을 수립해왔다. 대동공업은 원 사장 체제에서 농업 분야 신사업 추진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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