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어두운 숲속 밝히는 청사초롱, 금강초롱꽃

우리나라 중부·북부 고산지대 바위틈이나 계곡 주변 자생…꽃은 자주색이지만 드물게 흰색도

금강초롱꽃은 백두대간의 고산에서 피는 꽃이다. 사진=조용경

매년 한여름이 기울 무렵이면 백두대간의 높은 산들의 바위 틈에서, 조그만 청사초롱이 붉을 밝힙니다. 어두운 숲 속을 환하게 밝혀 주는 듯 합니다.
 
금강초롱꽃! 순수한 우리나라 혈통을 자랑하는 꽃이랍니다. 금강초롱꽃은 쌍떡잎식물이며, 도라지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다른 비슷한 식물들과는 달리 오로지 금강산, 오대산, 설악산, 화악산, 대암산 등 우리나라의 중부 및 북부 고산지대의 바위틈이나 계곡 주변에서 자생합니다.

도라지과 식물답게 뿌리는 굵고 갈라지며, 줄기는 30∼90cm까지 곧게 자랍니다. 잎은 줄기 중간에서 4∼6개가 어긋나기로 나오는데, 잎자루가 길고, 긴 타원형으로 표면에 윤기가 나며, 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에는 불규칙한 톱니가 있습니다.
 

금강초롱꽃은 짙은 남색이지만 드물게 흰색꽃도 있다. 사진=조용경

꽃은 8∼9월에 자주색으로 피는데 종(鐘) 모양이고 줄기나 짧은 가지 끝에 원추꽃차례로 몇 개의 꽃이 달립니다. 드물게는 흰색의 꽃이 피기도 합니다.

화관(花冠)은 얕게 갈라지고 길이는 4cm 내외, 지름은 1~2cm 정도입니다. 꽃받침조각은 5개, 수술도 5개이며, 암술대는 3개로 갈라져서 안으로 말리며 화관 밖으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이 꽃이 빛을 받으면 그야말로 아름다운 청사초롱이 됩니다.

금강초롱꽃은 어두운 숲속에 청사초롱을 켠 듯하다. 사진=조용경

이꽃의 학명은 Hanabusaya Asiatica Nakai 입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의 식물학자인 나카이는 1900년대 초반 조선총독부 공사였던 ‘하나부사 요시모토’(花房義質)의 지원을 받아 우리나라의 식물 분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꽃들을 새로 찾아냈고, 그 꽃들의 학명에 자신을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도와 준 ‘하나부사’에 대한 보은의 의미로 자신이 금강산에서 발견한 가장 예쁜 금강초롱꽃에 ‘하나부사’의 이름을 붙이는 비학자적인 짓을 저질렀습니다.

일제 하의 창씨개명은 사람들만 당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고유식물인 금강초롱꽃까지도 함께 당한 셈입니다.
 
아직도 창씨개명된 일본 이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슬픈 운명의 금강초롱꽃... 

그래서 볼 때마다 더 귀하고 애잔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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