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혈주의 벗은 현대차, 사장단 절반이 영입 인재

알버트 비어만 이어 공영운·지영조·피터 슈라이어·호세 무뇨스 등 새로 사장단 합류

▲현대자동차 사장단 중 외부 영입 인재. (왼쪽부터)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사장),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경영담당 사장, 공영운 전략기획담당 사장,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사장), 호세 무뇨스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사장)


현대자동차 사장단의 절반이 그룹 외부 영입 인재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이끌 능력 있는 외부 영입 인재를 적극적으로 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차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사장, 부회장, 회장 등 사장단 13명 중 38.5%인 5명이 그룹 외부 출신으로 집계됐다. 사장단 중 그룹 오너 일가(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를 제외할 경우 외부 영입 인재 비중이 45.5%로 절반에 육박한다.

2018년 3분기 현대차 사장단과 비교하면, 외부 영입 인재가 2명에서 5명으로 2.5배 증가했다. 

이처럼 현대차 사장단의 외부 인재 비중이 높은 것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개방적 인사 원칙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외부의 다양한 역량을 수용하는 개방형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며, 우리의 혁신과 함께 할 기술과 비전,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전 세계 어디라도 달려갈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글로벌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현대차 사장단 중 그룹 출신이 아닌 임원은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사장),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경영담당 사장, 공영운 전략기획담당 사장,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사장), 호세 무뇨스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 등이다.

이들 중 삼성전자 출신의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과 문화일보 출신의 공영운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정 수석부회장이 인사를 주도한 2018년 말 그룹 임원인사에서 승진했다. 

특히 사장단에 3명의 외국인이 포함된 것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2018년 말 외국인 최초로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된데 이어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도 선임됐다. 당시 현대차는 실력 위주의 글로벌 핵심인재 중용을 통한 미래 핵심경쟁력 강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고 자평했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BMW에서 30여년간 고성능차 개발을 담당한 전문가로 2015년 현대차에 합류했다.

닛산의 전사성과총괄(CPO)을 역임한 호세 무뇨스 사장은 지난해 5월 합류했다. 당시 현대차는 글로벌 COO와 북미와 중남미를 총괄하는 미주권역담당을 신설하고 그를 임명했다. 무뇨스 사장은 닛산에서 북미와 중국 법인장, CPO 등 핵심 직위를 맡은 인물로, 현대차에서 전 세계 판매, 생산 운영 최적화, 수익성 등 실적 개선과 사업전략 고도화를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밖에도 벤틀리 수석디자이너 출신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이 디자인 총괄을, BMW M 디비전 출신의 고성능차 전문가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이 상품본부장을 맡는 등 글로벌 인재를 중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외부 영입 인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어 향후 그룹 외부 영입 인재의 비중과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해 NASA 항공연구총괄본부장을 지낸 신재원 UAM(Urban Air Mobility)사업부 담당 부사장을 비롯해 BMW에서 선행 디자인을 담당한 서주호 현대디자인이노베이션실 상무, 람보르기니에서 디자인 개발을 주도한 필리포 페리니 유럽제네시스선행디자인스튜디오 총책임자 상무를 영입하는 등 글로벌 인재 영입 행보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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