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첫 외부영입 CEO...조석 현대일렉트릭 사장 주목

지식경제부(산자부) 차관 출신, 한수원 성공 경험 민간업체서 녹여낼지 관심


차관 출신 조석 사장을 영입한 현대중공업그룹 전력기기 계열사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이 올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석 신임 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이 내부 발탁 관례를 깨고 처음 외부에서 영입한 CEO인데다 고위공무원 출신이어서 더 큰 관심을 받는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일렉트릭은 2년 연속 1000억 원 이상 영업손실이 확실시된다. 현대일렉트릭은 발전, 송전, 배전, 소비(부하) 등 전력공급 전 단계에 필요한 전력변압기, 차단기, 배전반, 전동기 등 전기전자기기와 에너지 솔루션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2017년 4월 1일 현대중공업에서 인적분할했다. 분사 첫 해인 2017년 현대일렉트릭은 62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듬해 1006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1166억 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전체 영업손실은 12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재무상황도 악화됐다. 2017년 말 101.4%이었던 부채비율이 2019년 9월 말 215.3%로 크게 늘었다.


전 세계 전기전자기기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들면서 저성장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최근 중동 지역 인프라 투자가 부진해 실적 악화가 가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부진이 심화되자 현대일렉트릭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유상증자, 자산매각, 인력 감축 등 자구책을 시행했지만 경영실적 개선에 실패했고, 결국 지난해 말 정명림 사장이 사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일렉트릭을 이끌게 된 조석 사장은 1981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 지식경제부 원전사업기획단장, 산업경제 및 에너지정책관,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지식경제부 제2차관,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석 사장의 풍부한 에너지 관련 경력과 함께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시절 고강도 비상경영 수행 경험에 점수를 줘 그를 구원투수로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원전 납품비리로 홍역을 치른 한국수력원자력은 조석 사장 체제에서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을 통해 부채를 크게 줄이고 공공기관 정상화 양호기관으로 선정됐다. 또 임기 마지막 해인 2016년 역대 최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기록을 남겼다.

현대일렉트릭은 고강도 자구노력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조석 사장을 중심으로 흑자달성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조 사장은 풍부한 에너지 분야 네트워크를 활용해 실적 개선에 나서는 한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경험을 바탕으로 사업구조 조정과 재무상황 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은 취임 후 사내 메일을 통해 “신규 대형발전소 건설 정체 등으로 고압부문 수요가 한계에 이르고 있고, 중저압이나 배전부문, 전력과 IT 융합부문에서 사업기회가 커질 것”이라며 “고압부문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가진 우리로서는 사업 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시장이 밝지 않은데다 경쟁 심화도 예상돼 뚜렷한 실적 반등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발주 물량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이 지역 주요 발주국의 인프라 투자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 현대일렉트릭이 비중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중저압부문이 고압부문보다 기술 진입장벽이 낮아 후발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안방에서 하락하는 시장점유율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의 국내 전력변압기 시장점유율은 2017년 41%에서 지난해 3분기 34%로 하락했다. 고압차단기 시장점유율도 2017년 24%에서 2019년 3분기 15%까지 떨어졌다.

현대일렉트릭은 최근 공시를 통해 올해 매출과 수주 전망치로 각각 1조8979억 원, 17억4700만 달러(약 2조405억 원)를 제시했다. 매출과 수주 모두 지난해 전망치(매출 2조783억 원, 수주 19억9800만 달러)보다 낮춰 잡았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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