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꽃보다 차로 더 유명한, '둥굴레'

국내 전역의 산지에서 서식…꽃도, 열매도 모난 곳 없이 둥굴둥굴해 '둥굴레'라는 이름 붙어

둥굴레는 우거진 숲속의 반그늘에서 잘 자란다. 사진=조용경

무더운 여름날 갈증이 심할 때, 차가운 둥굴레차 한 잔이 갈증을 말끔히 가시게 해 준 경험이 있을 겁니다. 

한국 사람으로서 구수한 숭늉 맛이 나는 둥굴레 차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둥굴레가 사실은 우거진 숲 속에서 자라는 야생화의 일종이랍니다.

외떡잎식물로서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인 둥굴레는 우리나라 전역의 산지에서 서식합니다. 주로 숲이 우거진 반그늘의 물 빠짐이 좋고 부엽토가 많은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랍니다. 

둥굴레는 굵은 땅속뿌리가 옆으로 퍼지면서 번식합니다. 키는 20~60㎝까지 자라고, 외줄기에 달리는 잎은 길이가 5~10㎝, 폭이 2~5㎝입니다. 마주나기 방식으로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서 나옵니다. 

긴 타원형으로 잎자루는 없으며, 생긴 모습은 대나무 잎과 유사합니다. 

둥굴레의 꽃은 원통모양의 흰색이고 끝은 녹색이며 여섯 갈래로 벌어진다. 사진=조용경

5∼6월에 길이 15∼20mm의 원통 모양의 흰색 꽃이 하나 또는 두 개씩  잎겨드랑이에서 아래를 향해 늘어지듯이 달리는데, 끝 부분은 녹색을 띠며 여섯 갈래로 벌어집니다.   

수술은 6개이며 수술대에는 작은 돌기가 있고,  꽃밥의 길이가 수술대의 길이와 거의 같습니다.

열매는 8~9월경에 검은색의 예쁜 구슬 모양으로 달립니다.

둥굴레는 꽃도, 열매도 모난 부위가 없이 둥굴둥굴하다고 하여 '둥굴레' 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며 꽃말은 '고귀한 봉사'라고 합니다. 

둥굴레는 하나 또는 두 개의 흰색 꽃이 아래를 향해 늘어지듯이 달린다. 사진=조용경

정라진 시인은 '굿모닝 둥굴레' 라는 시에서 아침 이슬 머금고 하늘거리는 둥굴레를 노래했습니다. 

“아침 둘둘 풀어내며 부모님 산소가는 날입니다 / 이슬 한 모금 머금은 둥굴레 하늘거립니다 / 밤나무 그림자 아래 뿌리내리고 / 이슬에 맺힌 햇살 받아마시며 반짝 웃어줍니다”

연약해 보이면서도 예쁜 모습으로 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습니까?

둥굴레는 봄철에 어린잎과 뿌리줄기를 식용으로 사용하며, 뿌리줄기를 말려서 차로 만들어 마시기도 합니다. 한방에서는 '오죽'이라고 하며, 기관지나 폐에 좋고, 노인성 해소를 방지하는 약으로 쓰기도 합니다. 

이렇게 둥굴레는 어린잎에서 뿌리줄기까지 다 내주는 착한 식물입니다.

꽃말처럼 인간을 위해 '고귀한 봉사'를 다하는 식물이네요.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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