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업계, 2세 경영참여 속속 확대

한컴 회장 장녀, 그룹운영실장…다우기술 창업자 장남은 금융계열사 대표


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도 오너 2세의 경영 참여가 점차 늘고 있다. SW업종은 벤처기업이 대부분이고 상대적으로 업력이 짧아 창업주가 직접 경영하거나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맡는 경우가 일반적인 가운데 지분을 늘리고 경영에 나서는 2세들이 나오면서 주목받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너 2세의 경영 참여로 가장 관심을 모은 곳은 한글과컴퓨터그룹이다. 한컴그룹은 지난 5월 김상철 회장의 딸 김연수 전략기획실장을 그룹운영실장 부사장으로 선임하면서 2세 경영 참여를 공식화했다. 한컴그룹은 김 부사장에게 그룹 컨트롤타워 역량 강화, 투자를 통해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등의 역할을 맡겼다.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부사장


1983년생(37세)인 김 부사장은 미국 보스톤대에서 경영학 학사를, 보스톤칼리지(금융학)와 뱁슨칼리지(경영학)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2006년 반도체 제조기업 위지트 입사를 시작으로 해외사업, 투자기획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한컴은 김 부사장의 그룹운영실장 선임을 발표할 당시 그가 한컴MDS와 한컴위드 인수에 관여하고 아마존웹서비스와의 웹오피스 계약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준비된 경영자’임을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한글과컴퓨터, 한컴MDS, 한컴위드 등 주요 계열사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또 한컴그룹의 지주사격인 한컴위드 지분 9.07%를 확보하고 있다. 김상철 회장(15.77%)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한컴위드는 한글과컴퓨터 지분 21.10%를 보유하고 있다. 

IT서비스 기업 다우기술 창업자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아들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다우기술 등 아버지가 세운 SW 기업에서 경영수업을 했지만, 대표이사로서의 첫 커리어는 금융계열사를 선택했다.

올해 36세인 김동준 대표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 MBA를 마쳤다. 2014년 다우기술 사업기획팀 차장으로 입사해 다우데이타에서 전무까지 승진한 뒤 2018년 벤처캐피탈인 키움인베스트먼트의 대표에 올랐다.

김 대표는 다우데이타 주식 3.39%(130만 주)를 갖고 있으며, 다우데이타 지분 28.55%를 소유한 이머니의 최대주주다. 다우데이타는 다우기술 지분 43.69%를 갖고 있고, 다우기술은 키움증권 지분 47.7%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다우키움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김 대표의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6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IT서비스 기업 KCC정보통신을 20년 이상 이끌어온 이상현 부회장은 창업 2세지만, 커리어와 연배가 웬만한 SW 기업 창업자들을 뛰어넘는다. 이 부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 학사와 영국 워릭대 정보기술 석사를 취득하고 삼성전자를 거쳐 1990년 KCC정보통신에 입사해 6년 만인 1996년 30세에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상현 KCC정보통신 부회장


아버지 이주용 회장에 이어 KCC정보통신을 맡은 이 부회장은 IT서비스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에 그치지 않고 영역을 확장하며 그룹 규모를 키웠다. 그동안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닛산 등 다수의 해외 자동차 브랜드 공식딜러와 렌터카 등 자동차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고, 건설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했다. 

이 부회장은 KCC정보통신의 최대주주로, 지분 23.92%(118만937주)를 갖고 있다.

한편, 경영 참여 단계는 아니지만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의 장녀도 계열사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 회장의 장녀 석나래씨는 약 3년 전 웹케시그룹에 입사해 현재 비상장 계열사 쿠콘에서 상품기획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석나래씨의 지분은 아직 미미하다. 2016년 웹케시 주식 297주(0.004%)를 취득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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