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상적인 실적 선방

상반기 영업이익 1조4500억원…폭스바겐·GM 등 글로벌 자동차업계 대규모 영업손실


현대자동차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주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대규모 손실을 낸 가운데 조 단위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가장 성공적으로 실적을 방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0일 데이터뉴스가 주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실적발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실적지표가 가장 좋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지난 1, 2분기를 합쳐 매출 47조1784억 원, 영업이익 1조454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은 7.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9.5%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이 전 세계로 확산된 2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8.9%, 52.3%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자동차 판매량은 164만5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21만1000대)보다 25.6% 감소했다. 1분기는 지난해 106만9000대에서 올해 87만8000대로 17.9% 줄었고, 2분기는 114만2000대에서 76만7000대로 32.8% 감소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실적 감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진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하면 매우 선전한 결과로 평가된다.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대부분 유래 없는 대규모 손실에 빠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폭스바겐은 3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상반기 2조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2분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37% 줄면서 3조38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유럽에서 3월 중순 이후 판매점 영업이 중단됐고, 생산라인도 멈췄다. 유럽뿐 아니라 대부분의 지역에서 차종 대부분의 판매가 감소했다.

포드는 한동안 공장을 폐쇄한 1분기 2조37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떠안았다. 2분기에는 1조3000억 원의 순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는 폭스바겐이 포드의 자율주행 프로그램(아르고)에 35억 달러를 투자했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할 경우 포드는 2분기 실질적으로 2조3100억 원의 손실을 냈고, 상반기 전체적으로는 손실액이 4조6800억 원에 달한다. 포드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0% 줄었다. 북미(-61%)와 유럽(-58%)의 판매 감소가 컸다. 포드는 올해 연간 실적도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GM도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감소했다. 영업손실액은 9500억 원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인한 판매 감소와 공장 폐쇄 때문이다. 중국과 한국 정도를 빼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자동차 판매 중단을 경험했다.

이밖에 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도 지난 2분기 2조36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도요타는 영업손실은 면했지만 역시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2분기 매출(51조6100억 원)이 전년 동기보다 40% 줄었고, 영업이익은 1600억 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감소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이처럼 극심한 실적부진에 비해 현대차가 덜 고전한 요인은 국내 시장에서의 신차 인기가 꼽힌다. 현대차의 2분기 미국(-24.1%), 서유럽(-56.9%), 인도(-65.8%) 등 해외 대부분의 지역에서 판매량이 줄었다. 반면, 2분기 국내 판매량은 12.7% 증가했다. 

특히 상반기 출시된 GV80과 G80 등 현대차가 공들여온 제네시스 차종의 판매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수익성 방어에 기여했다. 부가가치가 높은 제네시스는 2분기 현대차가 판매한 자동차 중 5.4%를 차지해 지난해 같은 기간(2.4%)보다 판매비중이 3.0%p 상승했다. 특히 국내는 제네시스 판매비중이 지난해 2분기 8.3%에서 올해 2분기 16.2%로 급증했다. 2분기 말을 기준으로 국내의 제네시스 대기물량이 4만 대에 달하고 GV70 출시가 예정돼 있어 하반기에도 제네시스가 현대차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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