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주력 계열사, 10곳 중 9곳 상반기 현금 늘렸다

현대중공업·CJ ENM 등 6개월 만에 50% 이상 증가…코로나19 따른 불확실성 대비


국내 주요 그룹 주력 계열사 10곳 중 9곳이 상반기 현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와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1일 데이터뉴스가 2분기 실적 발표를 한 국내 주요 그룹사 주력 계열사 중 10곳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조사한 결과, 90%의 기업이 상반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분석 결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조사 대상 기업 10곳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12월 말 167조8858억 원에서 지난 6월 말 181조2834억 원으로 8.0%(13조3976억 원) 증가했다. 조사 대상 기업 현금 보유량의 62.6%에 달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기업의 현금은 6개월 동안 21.8%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현대중공업으로, 지난해 4분기 9936억 원에서 올해 2분기 2조1866억 원으로 120.1%(1조1930억 원) 증가했다.

이어 CJ ENM이 6개월 만에 2698억 원에서 4120억 원으로 52.7%(1422억 원) 늘어났다. 또 포스코(35.7%, 4조4499억 원), 현대자동차(25.4%, 2조2020억 원), KT(27.6%, 6363억 원)도 큰 폭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증가율을 보였다.

이들 기업의 부채와 차입금도 대부분 두 자리 수로 상승했다. 현대중공업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2조3400억 원에서 지난 6월 말 2조7885억 원으로 19.2%(4485억 원) 증가했다. 이 기간 순차입금 비율은 41.6%에서 49.6%로 8.0%p 상승했다. CJ ENM의 부채는 6개월 만에 22조830억 원에서 2조5854억 원으로 13.2%(3024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포스코의 차입금은 20조4416억 원에서 24조2379억 원으로 18.6%(3조7963억 원) 늘어났다. 현대차의 차입금도 81조3720억 원에서 89조5420억 원으로 10.0%(8조1700억 원) 증가했다. KT는 2019년 말 4조9930억 원이었던 차입금이 지난 6월 말 7조9876억 원으로 60.0%(2조9946억 원) 증가했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100조 원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한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4분기 112조1527억 원에서 올해 2분기 113조1355억 원으로 1.1%(1조2428억 원)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부채비율(33%)과 차입금비율(6%)이 낮지만 이미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현금을 크게 늘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부채(89조6841억 원→88조1517억 원)와 차입금(18조4120억 원→16조6848억 원)을 오히려 줄였다. 

롯데쇼핑은 이번 조사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줄었다. 롯데쇼핑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3조2160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2조9760억 원으로 7.5%(2400억 원) 감소했다. 

롯데쇼핑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감소는 현금 창출능력이 하락한 가운데, 롯데온 투자, 매입채무 축소 등을 위한 현금 집행 확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1분기 크게 떨어졌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액이 2분기에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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