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다움’의 답은 새로운 품격에 있다”

김현기 국민의 힘 강남구청장 후보, “생활에서 그 답 찿겠다”

“‘강남다움’의 답은 새로운 품격에 있다”“강남의 다음 50년, 생활에서 답을 찾겠습니다. 새로운 자리 욕심보다는, 쌓아온 경험을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현기 국민의 힘 강남구청장 후보는 공자님 같은 말씀으로 구청장 출마의 변을 시작했다. 역시 그다웠다. 친구들은 그에 대해 술담배도 잘하지 않고, 모범생 즉 FM이라고 평한다. 국회 보좌관 14년, 서울시의원 16년. 정치의 현장과 행정의 구조를 오래 지켜본 그는, 이제 강남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열정을 쏟아넣겠다고 한다.

“시의회 의장까지 했는데, 같은 자리에 더 머무르는 것은 후배들의 길을 막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가진 경험과 경륜을 어디에 쓰는 것이 가장 좋을까 고민했고, 결국 답은 강남구정이었습니다.”
 
극빈농의 아들, ‘성실’이 최고 무기. 형제 5명 중 국졸 이상은 자신뿐
‘모범생’이 그의 삶에 대한 철학이 된 것는 지독한 ‘가난’ 때문이었다. 찢어지게 가난한 농가 출신인 그는 성실 외에는 답이 없었다. 너무 일찍 아버지를 여의었다. 어머니는 논밭 700평을 일구며, 자식 5명을 홀로 키웠다. 형제 5명 중 김 후보자를 빼고 모두 국민학교(초등학교)가 최종 학력이다. 그가 중학교에 진학한 것은 막내의 행운이었다. 가난한 농가의 전형이기도 하다.

“중학교 3학년 수업 중 복도에 어머니가 지나가 깜짝 놀랐습니다. 진학 상담을 하기 위해 담임선생을 만나기 위해 왔던 것이었어요. 가정 사정을 들은 담임선생은 자신에게 모든 것을 맡겨달라 했데요. 그때는 공부 잘하는 것은 참고 사항이 아니었어요. 좋은 학교를 고르는 것도 나에겐 사치였어요. 담임선생은 학비가 들지 않고, 졸업하면 일할 수 있는 곳으로 철도고등학교를 추천해주셨어요. 중앙선 기차를 타고 처음으로 서울에 올라와 용산에 있는 철도고등학교 진학시험을 봤는데 떡하니 합격한 거예요. 그게 촌놈의 새로운 세상살이 시작이었어요.”

국회의원이 깡촌에 전기 들인 것 보고 정치에 감동
정치에 대한 그의 첫 기억도 생활에서 왔다. 어린 시절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던 날, 지역 국회의원이 와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을 보며 그는 처음으로 정치가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때는 정치가 뭔지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다만 정치인이란 사람이 마을에 전기를 들어오게 할 수도 있구나, 정치가 생활을 바꾸는 일을 하는구나 하는 인상이 남았습니다.”

철도고에서 기관사과를 전공한 것도 벌이가 좀 낫다는 이유때문이었다. 그런데 졸업 후 취업보다는 어릴 때 경험했던 정치인의 멋진 모습이 아른거렸다. 그는 우선 통일민주당 전문위원에 응모, 정당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김정길 의원의 보좌관으로 영입돼 여의도에 몸담았다. 오랜 기간 국회와 지방의회를 거치며 정치의 안팎을 경험했다. 국회의원 공천 탈락과 시의원 낙선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 시간을 실패로만 보지 않았다. 오히려 현장을 알고, 사람을 알고, 제도의 한계를 배운 시간이었다.

“정치는 한 번에 되는 일이 아닙니다. 기다리고, 버티고, 다시 도전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서울시의회 의장이 된 것도 제게는 큰 영광이자 행운이었습니다.”

뒤늦게 향학, 박사학위까지
배움에 대한 열망 역시 식지 않았다. 보좌관 생활을 하면서 방송통신대 행정학과에 들어갔다.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는 물론 동국대학교에서는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배움에 대한 열망과 어머님의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열심히 자신을 다그쳤다. 
 
“구정, 생활행정에서 답 찾아야”
강남의 가장 큰 과제로 그는 “다음 성장 동력”을 꼽았다. 강남은 지난 50년 동안 국가 개발계획과 도시 확장의 흐름 속에서 성장했지만, 앞으로의 강남은 기존 명성만으로 유지될 수 없다고 했다.

“강남은 지금까지 잘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강남에 대한 견제와 비판도 커지고 있습니다. 강남은 새로운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 전환은 거창한 구호보다 생활 행정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재건축, 보유세 부담, 도로 정비, 보행 환경, 조경, 하천변 관리처럼 주민들이 매일 체감하는 문제들이 곧 구정의 핵심이라고 했다.

“주민들이 당장 힘들어하는 것은 세금과 재건축 문제입니다. 특히 평생 일해서 강남에 집 한 채 마련한 분들이 은퇴 후 세금 부담 때문에 힘들어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부동산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재건축에 대해서도 그는 속도와 행정 지원을 강조했다. 자치구의 권한에는 한계가 있지만, 구청장이 서울시와 적극 협의하고 주민의 불편을 줄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남다움’의 답은 새로운 품격에 있다”
“강남다움 만드는 데 열정쏟겠다”
도시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도 강하다. 그는 강남이 세계적 도시를 말하면서도 도로와 보도, 하천변 관리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했다.

“외국 도시를 보면 도로와 보도가 깨끗하고 잘 정돈돼 있습니다. 그런데 강남은 세계 속의 강남을 말하면서도 생활인프라의 품질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작은 것부터 제대로 해야 합니다. 강남은 ‘새로운 품격’으로 재탄생해야해요. 더 높은 건물이나 더 비싼 아파트만이 아니라, ‘주민이 걷는 길’, ‘매일 보는 나무’, ‘세금을 내는 방식’, ‘행정이 응답하는 속도’에서 도시의 품격이 결정된다고 생각해요”.

인터뷰 말미에 그는 다시 한번 출마의 변을 강조했다. “좋은 얘기만 쓰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서울시의회 의장으로서 무엇을 했고, 앞으로 강남을 위해 무엇을 하려는지 그 뜻을 잘 써주면 좋겠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한 정치인의 출마 선언이라기보다, 가난한 시골 소년이 공공의 역할을 배워온 긴 과정에 가까웠다. 그리고 이제 그는 그 경험을 ‘강남다움’을 만드는데 열정을 쏟으려는 모습에서 기대를 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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