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의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더후'가 성장 정점을 지나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단일 메가 브랜드 의존도를 낮추고, 상품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중국 외 지역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데이터뉴스가 LG생활건강의 더후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13년 2037억 원에서 2015년 8081억 원, 2017년 1조4200억 원으로 빠르게 확대됐고, 2019년 2조5836억 원, 2021년 2조9225억 원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이후 흐름은 뚜렷하게 달라졌다. 더후 매출은 2023년 1조4686억 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2025년 1조1021억 원 수준까지 축소됐다.
더후 부진의 배경으로는 중국 시장 환경 변화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내 소비 회복이 지연된 데다, 중국 소비자들의 ‘국조’ 기조 확산으로 자국 화장품 브랜드 선호가 강화됐다. 프로야(PROYA), 화시쯔(花西子) 등 현지 브랜드들이 프리미엄 시장까지 빠르게 잠식하며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입지가 좁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중국 내 따이궁(보따리상) 규제 강화와 면세 채널 부진이 겹치면서, 한때 더후 성장을 견인했던 유통 구조 자체가 흔들렸다.
이 같은 변화는 LG생활건강의 전체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21년 8조915억 원에서 하락세로 전환돼 2025년에는 6조3555억 원으로 줄었다.
화장품 부문 의존도가 높았던 사업 구조상, 더후 매출 둔화가 회사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중국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로 인해 경쟁사 대비 실적 회복 속도가 더뎠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더후를 필두로한 단일 메가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 외 지역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생활건강은 북미와 일본 등 선진 시장에서 더마·클린뷰티, 색조 브랜드를 앞세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더후가 차지하던 매출 공백을 단기간에 메우기는 쉽지 않은 만큼, 중장기적인 브랜드 재편과 시장 다변화 전략이 실적 반등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