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핵심은 ‘시장경제’다. 시장경제의 핵심은 ‘금융’이다. 대한민국 금융 현대사를 현장에서 이끌어 온 정통 금융 전문가 김용환이 자서전 '물처럼 흐르고 원칙으로 서다'(발행처 내일날씨)를 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책은 40여 년간 공직과 민간 금융을 넘나들며 겪은 전문가의 삶과 철학이 담긴 자서전이다. 저자는 '원칙제일주의'라는 확고한 신념 위에 '유수부쟁선(流水不爭先)'의 유연함을 더해 수많은 금융 난제와 조직의 위기를 돌파해 온 생생한 통찰을 전하고 있다. 특히 단순한 성공의 기록을 넘어 일과 가정의 양립, 실패를 도약의 기회로 삼는 태도 등 후배들에게 건네는 진솔한 지혜도 귀감이 된다.
금융 현장의 전략가, 원칙으로 위기를 넘다
그는 제23회 행정고시 합격 후 재무부, 금융감독위원회 등에서 핵심 보직을 맡으며 금융 행정의 최전선에서 활동했다.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으로 재직하며 감독 체계 혁신과 시장 신뢰 회복에 기여했고, 한국수출입은행장으로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수출 경제의 안정적 기반을 다지는 데도 힘썼다.
이후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대규모 손실을 선제적으로 털어내는 ‘빅 배스(Big Bath)’ 전략을 단행, 조직의 체질 개선과 글로벌경쟁력 강화에 나서 ‘전략가형 리더’라는 평가를 받았다.
“원칙에 앞서는 질서는 없다”
책의 핵심 메시지 ‘원칙’이었다. 그는 “원칙은 모든 상황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규칙”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수많은 위기와 갈림길에서 원칙을 기준으로 판단해 왔다고 고백한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배운 ‘원칙제일주의’를 삶의 나침반으로 삼았다, 군 복무 시절의 혹독한 훈련, 국제금융 협상 경험, 구조조정과 매각 협상 등 굵직한 현안 속에서도 “흐르는 물은 앞을 다투지 않는다(流水不爭先)”는 태도를 지켜왔다고 회고한다.
원칙을 지키되 경직되지 않고, 모험을 하되 무모하지 않게. 저자가 강조하는 ‘똑똑한 모험’과 ‘원칙에도 융통성은 있다’는 통찰은 위기 경영의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된다.
현대투신증권 매각 협상에서 자신의 판단을 굳게 믿고 단호한 결단을 내렸다. 시한폭탄과 같았던 KIKO 사태를 중립적이고 일관된 원칙으로 풀어냈던 사례도 있다. 특히 농협금융지주 회장 취임 후 단행한 '빅 배스(Big Bath)'는 당장의 수익보다 기업의 건전성을 위해 모든 부실을 일거에 털어냈다. 원칙 경영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을 넘어, 삶의 균형을 말하다
이 책은 금융 전문가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한 인간의 성장사다. 시골 소년에서 관료, 그리고 금융 CEO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그는 가족과의 갈등, 조직 문화의 한계, 선택의 무게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특히 “일이 천금이라면 가족은 천만금”이라고 강조한다. 균형을 강조하는 가치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후배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그는 “고난의 시기는 피해야 할 실패가 아니라 다음 걸음을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한국 금융의 주요 변곡점을 통과해 온 한 인물의 기록이자,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흔들림 없이 설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메시지다.
그는 현재 법무법인(유) 세종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원칙을 지키되 유연하게, 그리고 물처럼 흘러가되 중심을 잃지 않는 삶. 김용환의 자서전은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삶의 경영서’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천사에서 “그는 제도와 숫자에만 머물지 않고, 정책이 시장과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끝까지 고민하던 사람이었다”며 “후배 공직자와 금융인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외환위기 이후의 격변기부터 금융산업의 구조 변화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같은 문제를 두고 고민하고 토론하며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마주했다”면서 “이 책은 그 시간의 기록이자, 현장을 몸으로 겪은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통찰의 집약체”라고 설명했다.
저자 김용환은 대한민국 금융의 현대사를 현장에서 이끌어온 정통 금융 전문가다. 제23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하여 재무부, 금융감독위원회 등 요직을 거쳤으며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으로서 국가 금융 시스템의 기틀을 다졌다.
한국수출입은행장 재임 시절 대한민국 수출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으며,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후에는 과감한 혁신과 ‘빅 배스(Big Bath)’를 통해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고 농협금융의 글로벌 영토를 확장했다. 공직과 민간 금융을 아우르는 탁월한 통찰력과 현장 중심의 리더십으로 ‘전략가형 리더’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는 법무법인(유) 세종의 고문으로 활동하며, 후학 양성과 금융 산업의 발전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오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