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우거진 수풀 속에 피어난 브로치, '노랑무늬붓꽃'

일부 고산지대 비욱하고 습기많은 지역에만 자라는 우리나라 특산종…꽃말은 '절제된 아름다움'

노랑무늬붓꽃은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높은 산에 자생하는 한국특산 식물이다. 사진=조용경

4월 중순 이후로 몸이 무르익어 가는 계절에 강원도의 태백산이나 오대산, 혹은 경상북도의 일월산, 팔공산 등의 정상 부근을 등산하다 보면 붓꽃을 닮아 세 갈래로 벌어진 하얀색의 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거진 수풀 속에서 마치 고급스러운 브로치처럼 보이는 이 꽃이 바로 '노랑무늬붓꽃' 입니다.

노랑무늬붓꽃은 외떡잎식물로 붓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화초입니다.

오대산 운두령 일대에서 처음 발견돼 한때 '오대산붓꽃'으로 불리기도 했던 '노랑무늬붓꽃'은 강원도 남부와 경상북도 북부의 일부 고산지대의 비옥하고 습기많은 지역에서만 자라는 우리나라의 특산종입니다. 

그래서 한때는 환경부에 의해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되기도 했으나, 그 이후 비교적 다양한 지역에서 많은 개체가 자생하고 있음이 확인되면서 2011년 멸종위기 야생식물 지정이 해제됐습니다. 

노랑무늬붓꽃은 환경부에 의해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됐으나, 2011년 지정이 해제됐다. 사진=조용경

얼음이 녹으면서 겨울 동안 땅속에 있던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어가면서 황백색의 수염뿌리를 내리고, 거기에서 칼 모양의 잎이 20cm 내외까지 자랍니다. 잎에는 10여 줄의 잎맥이 촘촘하게 뻗어 있고, 잎의 중간이 두터우며 위로 올라가면서 가늘어 집니다.

4월에서 5월에 걸쳐 뿌리에서 올라온 꽃줄기 끝에 두 송이씩의 꽃이 달립니다.

흰색의 꽃잎은 세 갈래로 갈라지며 옆으로 벌어지고, 꽃잎의 안쪽에는 진한 노란색의 반점이 있습니다. 

그 안쪽에서 나온 세 장의 작은 흰색 꽃잎은 큰 꽃잎에 기댄 듯한 모양으로 비스듬히 서 있습니다.

수술은 3개이며, 암술은 끝이 세 갈래로 갈라져 있지요. 씨방은 6~8월 사이에 긴 삼각형 모양으로 줄기 끝에 달립니다.

노랑무늬붓꽃의 꽃말은 절제된 아름다움이다. 사진=조용경

이른 봄에 나오는 어린 순은 나물로 먹기도 하는데, 꽃이 우아하고 기품이 있어서 요즘은 관상용으로 재배되기도 합니다.

노랑무늬붓꽃의 꽃말은 '절제된 아름다움' 입니다.

저는 이 꽃을 보면서 흰 두루마기를 단정하게 차려입은 옛 선비들의 모습을 떠올리곤 합니다.

'절제된 아름다움'이란 꽃말의 의미가 가슴에 와 닿지 않습니까?

붓꽃이나 금붓꽃 등 붓꽃과의 다른 꽃들과 달리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던 노랑무늬붓꽃…

다가오는 봄에는 산행 길에 '노랑무늬붓꽃'을 만나는 행운을 누려 보시기 바랍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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