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경의 야생화 산책] 시골스러운 순박함이 돋보이는 '메꽃'

나팔꽃과 혼동하기 쉬워…종 모양의 연분홍색 꽃들이 덩굴에 매달린 채 하늘 보며 피어나

메꽃은 한낮에 피는 꽃을 아침에 피는 나팔꽃과는 다르다. 사진=조용경

여름철에 논두렁이나 저수지 뚝방길을 걷다 보면 종 모양의 연분홍색 꽃들이 덩굴에 매달린 채 하늘을 바라며 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메꽃’입니다.

메꽃은 쌍떡잎식물이며 메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덩굴식물인데, 나팔꽃과 혼동을 하기 쉽습니다. 

나팔꽃이 아침에 피지만, 메꽃은 한낮에 핍니다. 

또 나팔꽃은 색깔이 다양하고 강렬한 데 비해, 메꽃은 무척 소박한 느낌을 줍니다. 메꽃은 나팔꽃처럼 향기가 강하지도 않아서 마치 때 묻지 않은 산골 처녀를 연상시키는 풋풋한 모습이라고나 할까요… 

나팔꽃도 메꽃도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꽃이지만, 메꽃은 시골스러운 순박함이 돋보이는 꽃입니다. 

메꽃은 방패 모양의 잎을 가진 덩굴식물이다. 사진=조용경

무엇보다 나팔꽃은 일년생 식물이지만 메꽃은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나태주 시인은 이렇게 메꽃을 그려냈습니다.

“아, 저것은 메꽃 / 간들거리는 종 꽃부리 / 폐교된 산골 초등학교 / 아이들 없는 복도에 / 대롱대롱 목을 매단 / 녹슨 구리종” 

메꽃은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꽃인데, 굵은 흰색 뿌리가 사방으로 퍼지면서 뿌리마다 잎이 나옵니다. 방패 모양으로 생긴 잎은 서로 어긋나고, 길이는 5~10㎝, 폭은 2~7㎝로 끝이 뾰족합니다. 

꽃은 6~8월에 피고 연분홍색이며, 깔때기 모양으로 길이는 5~6㎝, 지름은 5㎝ 내외입니다. 

메꽃은 소박한 시골처녀같은 모습으로 꽃말이 수줍음이다. 사진=조용경

메꽃의 어린 순은 데쳐서 나물로 먹기도 하고, ‘메’라고 하는 뿌리줄기는 밥 지을 때 쪄서 먹기도 하고, 구워 먹기도 했답니다.  

뿌리, 잎, 줄기 전체에 이뇨·강장의 효능이 있어서 당뇨병, 고혈압 등의 치료제로 쓰기도 하는 유익한 식물입니다. 

메꽃의 꽃말은 ‘수줍음’ 입니다. 있는 듯, 없는 듯, 소박하게 숨어서 핀 모습을 보면 누구나 수줍어하는 시골 처녀의 모습을 손쉽게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메꽃과 나팔꽃 정도는 구분할 수 있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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