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 기준도 바꾼 이통사의 '탈통신'

한국기업평가, KT·SK텔레콤 평가기준 연결재무제표로 변경…비통신사업 확대 반영


한국기업평가가 KT와 SK텔레콤의 신용평가 기준 재무제표를 별도재무제표에서 연결기준 재무제표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이미 연결재무제표가 적용된 LG유플러스와 함께 통신3사의 평가기준 재무제표가 연결기준으로 바뀌었다. 이는 본격화된 탈통신 전략으로 이들 기업의 비통신사업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KT와 SK텔레콤의 평가기준 재무제표를 기존의 별도기준에서 연결기준으로 변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SK텔레콤에 대해 주력사업인 무선부문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여전히 절대적이지만, 사업다각화 추진으로 계열사와의 사업·전략적 연계성이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중장기 사업전략 방향성, 기대성과, 재무위험 수준을 적절히 측정하기 위해 분석기준 재무제표를 연결기준으로 변경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2018년을 기점으로 이통시장 성장정체 탈피와 중장기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탈통신 사업전략을 본격화해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비통신사업 역량을 확충하고 있다. 

이들 3대 분야에 속한 SK브로드밴드, 11번가, SK스토아, ADT캡스, SK인포섹은 지난해 5조126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21.6%(9091억 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보안사업은 ADT캡스과 SK인포섹 편입으로 이익이 전년보다 1048억 원 증가했고, 커머스 사업은 서비스 차별화와 비용절감 노력으로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

한국기업평가는 KT 역시 유무선통신부문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나 사업다각화 추진에 따라 계열 관련 사업비중이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연결재무제표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사업부문의 상이한 사업·재무위험 수준 등을 감안해 금융부문(BC카드 등)를 제외한 조정 연결기준 재무수치를 준거 지표로 적용한다.

KT는 이미 종속연결기업이 음원유통, 물리적보안, 보안결제, 신용카드사업, 광고업 등 다양한 분야에 포진해 있다. 또 5G 전환을 기점으로 인공지능(AI) 기업을 선언하고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고, 로봇, 스마트팩토리, 블록체인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미 연결재무제표를 적용해온 LG유플러스에 대해서는 높은 투자부담에 의한 재무 레버리지 상승의 적절한 제어 여부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차입금의존도 지표를 하향변동요인에 추가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8000억 원을 들여 케이블TV 1위 사업자 LG헬로비전을 인수해 유선방송사업의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5G 콘텐츠를 강화하는 한편, 스마트팩토리, 드론, 모빌리티 등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이동통신사들은 여전히 통신사업이 메인이지만 관련 사업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 “SK텔레콤과 KT는 이질적인 업종의 기업들이 (연결 대상에) 포함돼 이를 넣는 것이 맞는지 고민했지만, 이통3사 모두 통신 외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어 연결기준 재무제표를 적용하는 것이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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