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큰 별’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영면

부친과 효성그룹 일궈, ‘기술경영’ 집념으로 한국 소재산업 글로벌 수준으로 격상…내달 2일 영결식

‘재계의 큰 별’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영면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 사진=효성


창업주 고 조홍제 회장과 함께 효성그룹을 일궈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재계의 큰 별’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숙환으로 영면했다. 향년 89세.

조석래 명예회장은 경상남도 함안 출신으로 일본 와세다대를 졸업했다. 미국 일리노이대 화학공학과 석사를 마치고 대학교수를 준비하다 고 조홍제 회장의 부름을 받고 1966년 효성의 모태인 동양나이론 울산공장 건설에 참여하며 경영자의 길을 걸었다.

효성그룹 2대 회장으로 1982년부터 2017년까지 35년간 그룹을 이끌며,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섬유, 첨단소재, 중공업, 화학, 무역, 금융정보화기기 등 효성의 전 사업부문에서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조 명예회장은 기술 중시 경영을 펼치며, ‘경제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개발력에 있다’는 경영철학을 강조했다. 이는 효성그룹의 핵심 DNA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전의 토대가 됐다.

기술에 대한 집념으로 1971년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신소재·신합섬·석유화학·중전기 등에서 신기술 개발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는 효성그룹이 독자기술 기반으로 글로벌 소재 시장에서 리딩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조 명예회장은 1973년 동양폴리에스터, 1975년 효성중공업 설립을 주도하며 고 조홍제 창업주 회장 때부터 강조해 온 ‘산업입국’의 경영철학을 실현했다.

특히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는 조석래 명예회장이 연구개발을 지시한 것으로, 당시 미국, 일본 등 일부 선진국만 보유하고 있던 스판덱스 제조기술을 1990년대 초 독자기술로 개발했다. 

이는 타이어코드와 함께 오늘날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효성그룹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2011년에는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탄소섬유 독자기술 개발에 성공해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육성해 왔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그룹 경영뿐만 아니라, 한국의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맡아왔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와의 경제협력 강화에 기여했다. 

한미 FTA 필요성을 최초로 제기하며, 민간 외교부문에서 한미FTA 체결에도 큰 공헌을 했다. 또 한미FTA 체결 당시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에 기여하는 한편, 대일 무역 역조 해소, 한일간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 한일경제공동체 추진 등 한국 경제인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앞장섰다.

조 명예회장은 31·32대(2007~2010)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300만 일자리 창출에 목소리를 높였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 국제교류 활성화, 여성일자리 창출 및 일·가정 양성 확립 등에 기여했다.

특히 전경련 회장 재임 당시 “물고기가 연못에서 평화롭게 노닐고 있는데 조약돌을 던지면 사라져 버린다. 돈도 같은 성격이어서 상황이 불안하면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기업의 투자 환경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조 명예회장은 한미재계협회장, 한일경제인협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국제 경제외교 활성화를 견인했고 한국경제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재계에서 허례허식 없이 소탈한 경영인으로도 손꼽혀 왔다. 회장이라고 특별 대우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일정에 홀로 움직였다.

중국에서 귀국하는 길에 마중 나온 임원들이 가방을 들어주려고 하자 “내 가방은 내가 들 수 있고 당신들이 할 일은 이 가방에 전략을 가득 채워주는 것”이라고 한 일화도 유명하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삼남 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이 있다. 

장례는 효성그룹장으로 내달 2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명예장례위원장을,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영결식은 내달 2일 오전 8시 열릴 예정이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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