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형은행 로이즈, 핀테크 기업으로 탈바꿈중”

FT, “레볼루트 등 인터넷은행 도전에, 신성장동력을 2800만 고객 데이터 판매로”

영국 최대의 시중은행중 하나인 로이즈(Lloyds)가 ‘핀테크업체’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은행은 2800만 고객의 익명 데이터를 팔아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려 하고 있다. 이와함께, 인공지능(AI)을 통한 자동 검증 시스템을 도입해 비용을 대대적으로 삭감하겠다는 ‘생존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의 은행과 카드사들도 방대한 결제데이터를 활용한 비금융사업으로 신규 수익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은 디지털 데이터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 비금융 설루션과 AI기반 서비스의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이즈는 은행의 내부 앱 862개를 폐기하고 데이터 센터 15곳을 폐쇄하는 한편, 컴플라이언스를 기계 학습 기반의 실시간 자동 체계로 전환중이라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로이즈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 은행은 내부 앱들을 폐쇄함으로써 2028년까지 연간 정보기술(IT) 비용의 수억 파운드(수천억~수조 원)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이즈 그룹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빅 위글러가 작성한 2025년 보고서에 명시된 이번 개편안에는, 전체 인력 중 기술 및 데이터 직무 비중을 높이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FT는 밝혔다.

‘기술 전략 3.0’으로 명명된 이 개편안은 2021년 기술 지출 대비 올해 비용을 35%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투자자들에게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로이즈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15억 파운드(약 2조 9617억 6500만 원)의 기술 비용 절감을 달성했다.

또한, 로이즈는 고객 정보를 익명화해 제3자의 기업들에 판매함으로써 더 많은 데이터를 수익화할 계획이다. FT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로이즈는 이미 이 작업을 수행 중이다. 이 은행은 그 범위를 더욱 확장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로이즈는 “기술 서비스를 상품으로 개발함으로써, 은행 업무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잠재적 수익원을 창출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데이터 사용은 은행에 있어 민감한 문제다. FT에 따르면, 로이즈는 자사 노조와의 임금 협상을 위해 수천 명의 직원 계좌에서 추출한 익명 데이터를 분석한 바 있다. 또한, 로이즈의 전략 문서에는 “수동 제어 및 거버넌스를 제거하고, 설계 단계부터 제어 자동화를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로이즈의 컴플라이언스 점검 중 상당 부분이 직원의 사후 검증 대신 기계에 의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고 해당 전략에 정통한 관계자가 전했다. 다만 프로세스에 대한 인간의 감독은 여전히 일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획을 요약한 슬라이드를 보면, 로이드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론 반 케메나드는 이번 개편의 결과로 이 은행이 “영국 최대의 핀테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전통적인 은행들은 레볼루트나 몬조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기술 개편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로이즈의 인프라 상당 부분은 서로 소통하기 어려운 노후(Legacy) 시스템이 얽혀 있는 상태다. 

런던에 본사를 둔 유럽 최대의 핀테크 기업 레볼루트는 전 세계 700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9월 기업 가치가 750억 달러(약 110조 1750억 원)로 평가받았다. 반면 로이즈의 시가총액은 581억 파운드(약 114조 7515억 6700만 원) 수준이다.

2028년 계획에는 로이즈가 더 많은 기술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한 관계자는 기술 유지 보수 비용 감소를 통해 절감이 이루어질 것이며, 절감된 비용은 정보기술(IT)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재투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즈는 862개의 내부 앱을 폐기하고 15개의 데이터 센터를 폐쇄할 계획이다. 고객 데이터가 저장된 이들 센터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로 대체될 예정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찰리 넌 최고경영자(CEO)가 새로운 5개년 전략을 발표하기 위해 준비하는 가운데 나왔다. 여기에는 대기업 대출 확대 및 금융기관 대상 서비스 확장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에 수립된 현재의 5개년 계획에는 기술 현대화가 포함되어 있었다. 넌 CEO는 인프라 업데이트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FT가 입수한 위글러 최고기술책임자(CTO)의 내부 검토 보고서를 보면, 현재 기술 전략에 결함이 있음이 드러났다. 그는 50명의 직원을 인터뷰하고 액센추어, 어니스트 앤영, 가트너 등 컨설팅업체를 동원해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로이즈의 직원용 지침 중 일부는 지나치게 장황하고, 탐색이 어려우며, 불명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속적인 조직 변경과 신기술 사용법에 대한 직원 교육 부족 등의 문제도 발견됐다.

로이즈는 유출된 문서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고 FT는 밝혔다. 사측에 가까운 한 관계자는 보고서가 결함을 지적했다는 점을 부인하며, 이는 수만 명의 직원에게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발생하는 통상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부분의 직원이 도입된 기술적 변화를 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즈는 성명을 통해 "현재 전략하에 비즈니스를 혁신하고 자체 데이터 및 기술 역량을 가속화해 고객에게 더 혁신적인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며 "7월 전략 발표회에서 미래의 포부를 밝힐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는 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들이 데이터 자체를 상품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결제 데이터 기반의 비금융 설루션 확대에 나섰다. 신한카드와 국민카드도 AI데이터로 맞춤형 마케팅과 디지털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추진중이다. 

권선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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