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최근 연구개발(R&D)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며 기술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활가전 중심이던 연구개발의 무게중심도 로봇과 플랫폼, 냉난방공조 등 미래 사업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전자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연결 기준 연구개발비 증가액은 2023~2024년 4798억 원(+11.2%)에서 2024~2025년 5246억 원(+11.0%)으로 확대됐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5.1%에서 5.9%로 높아졌다.
LG이노텍을 제외한 LG전자 단독 기준으로 보면 증가세는 더 뚜렷하다. 연구개발비는 2023년 3조5658억 원에서 2024년 4조185억 원으로 12.7%(4527억 원) 늘었고, 2025년에는 4조5165억 원으로 12.4%(4980억 원) 증가했다. 2년간 누적 증가율은 26.7%에 달한다.
연구개발 실적에서는 투자 방향이 확인된다. 생활가전(HS) 부문 연구개발 실적은 2024년 21건에서 2025년 45건으로 늘었고,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부문은 15건에서 43건, 냉난방공조(ES) 부문은 7건에서 28건으로 각각 급증했다.
사업부별로 보면 HS는 로봇과 인공지능(AI) 홈, MS는 webOS 기반 플랫폼, ES는 상업용 공조 중심으로 연구개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HS 부문에서는 AI 기반으로 집안일을 돕는 홈로봇 'LG 클로이드'가 주요 성과로 제시됐고, 조직개편을 통해 HS사업본부 산하에 HS로보틱스연구소를 신설했다. 또 로보티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해외 로봇 기업 투자에도 나서는 등 로봇 분야 역량 강화에 속도를 냈다.
생활가전 분야에서는 일상 대화를 이해하는 AI 음성인식 기능을 적용하고, 'LG 씽큐 온'과 연동해 가전과 기기를 제어·연결하는 AI 홈 플랫폼 고도화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미국 센추리 커뮤니티스와 생활가전 독점 공급 계약, 북미 CSC 서비스웍스와 상업용 세탁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B2B 생활가전에서도 성과를 냈다.
MS 부문은 프리미엄 하드웨어와 플랫폼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했다. AI 기능을 적용한 게이밍 모니터 'LG 울트라기어 에보', 홈 오디오 시스템 'LG 사운드 스위트', 차세대 프리미엄 LCD TV '마이크로RGB 에보' 등이 대표 성과로 제시됐다. 화질을 선명하게 보정하고 영상 장르를 인식해 최적의 설정을 구현하는 기능, 사용자 위치와 스피커 배치를 인식해 음향을 조절하는 기능 등 AI 기반 화질·음향 고도화가 제품 전반에 적용됐다.
특히 webOS 기반 플랫폼 고도화가 두드러졌다. LG전자는 2025년 webOS25에 대형 언어 모델(LLM)을 적용해 고객 발화를 이해하고 의도를 추론하는 능력을 강화했다. 또한 게이밍 포털과 5년 무상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플랫폼 경쟁력을 키웠다.
ES 부문은 B2B 공조 사업 확대가 핵심이다. 두바이 스마트시티 구축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공급을 추진했다. 또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에 고효율 상업용 에어컨을 공급했다. 더불어 글로벌 사우스 공략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혹서 환경에 최적화된 HVAC 기술 공동연구에도 나섰다. 가정용 에어컨에는 AI 기능을 확대하는 한편, 상업용 공조와 데이터센터 냉각, 스마트빌딩·스마트홈 연계 솔루션 쪽으로 연구개발 성과가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