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부 창업주 경영이념 상실한 광동제약…R&D 뒷전, 금융투자 늘어

최성원 대표 취임 후 단기금융자산 76.2%↑...R&D는 5년째 제자리, 매출대비 비중은 감소


[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광동제약의 금융상품 투자 규모가 최성원 대표 취임 이후 급증했다. 연구개발(R&D)비용은 5년간 제자리다. 최수부 창업주의 경영이념이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광동제약의 재무상태를 분석한 결과, 최성원 대표이사 취임 이후 광동제약의 단기금융자산 규모가 76.2%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연구개발비는 5년간 7500만 원, 1.8% 증가하는데 그쳐 제자리 걸음이다.

광동제약은 1963년 고 최수부 창업주가 '한방의 과학화'를 목표로 설립한 제약사다. 우황청심원, 쌍화탕 등 히트상품을 출시하며 제약사로서 입지를 다졌으나 생수 삼다수와 옥수수수염차 등 비의약품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호한 정체성은 광동제약의 자산 분포에서도 확인된다.

2018년 3분기 기준 광동제약의 총 자산 규모는 6043억 원으로 유한양행과 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제약업계 '빅5' 중 5위 수준이다. 그 중 1년 이내에 현금화될 수 있는 자산인 유동자산 규모는 3080억 원이다. 

이 기간 광동제약의 단기금융자산은 334억 원으로 총 자산의 5.5%에 달한다. 업계 '빅5' 가운데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유한양행의 경우 총 자산 1조8882억 원 중 0.9%에 불과한 169억 원가량을 단기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점과는 대조적이다.

단기금융자산은 유동자산으로 분류되는데, 단기적 자금운용 목적으로 활용되는 자산으로 정기예·적금을 비롯해 주식, 사채 등과 같은 유가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초단기수익증권(MMF)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지난 2018년 3분기 기준 누적 단기금융상품 취득 규모는 573억 원, 단기금융상품의 처분 규모는 567억 원이다. 투자활동 부문 중 단기금융상품 유출·입 규모가 가장 큰 점을 미루어 볼 때 광동제약의 투자 부문 중 금융상품 투자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금융상품 투자는 최성원 대표 취임 이후 두드러진다.

1969년생인 최성원 대표는 최수부 창업주의 외아들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광동제약으로 입사해 2000년 광동제약 영업본부장 상무이사, 2004년 광동제약 부사장, 2005년 광동제약 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3년 7월 34세라는 젊은 나이로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최 대표가 선임된 2013년 3분기 기준 광동제약의 단기금융자산 규모는 총 자산 4082억 원 가운데 4.6%인 189억 원이었다. 그러나 7월에 선임된 최성원 대표가 사실상 경영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2014년 3분기 단기금융자산은 344억 원으로 1년 새 8.8% 증가했다. 이후 2016년 3분기 319억 원까지 감소했으나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해엔 334억 원을 기록했다.

 최 대표 취임 이후 5년간 광동제약의 자산은 4082억 원에서 6043억 원으로 48% 증가했는데 단기금융자산은 189억 원에서 334억 원으로 76.2% 증가하면서 28.2%포인트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단기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역시 최 대표 취임 전인 2013년 3분기에는 매입 20억 원, 매도 342억 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기준 취득(573억 원)·처분(567억 원) 규모와 비교하면 각각 553억 원, 225억 원의 격차를 보인다.

반면 한방의 과학화를 위해 설립된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는 최 대표 이후 줄곧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3년 3분기 기준 41억7100만 원이었던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3분기 42억4600만 원으로 7500만 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성장했다.

2013년 3분기 1.3%였던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4년 3분기 1.4%로 0.1%포인트 상승했다가 이듬해인 2015년 3분기 1.1%로 감소했다. 2016년 3분기에는 0.8%에 그치면서 0%대에 진입했고 2017년 3분기엔 0.9%, 2018년 3분기엔 1%에 그쳤다. 5년 사이 0.3%포인트 감소한 셈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최 대표가 부친인 최수부 창업주의 경영 이념을 계승하지 못하고, 제약사로서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광동제약의 상품별 매출 규모를 살펴보면, 생수인 삼다수의 비중이 30.7%로 가장 많았고 비타500이 15.4%로 그 뒤를 이었다.

si-yeon@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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