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I 열풍에 낸드사업 효자 탈바꿈

1분기 낸드 매출 300% 증가, 흑자전환 성공…아픈손가락 솔리다임, eSSD 수요 늘며 적자폭 7000억 줄여

[취재] SK하이닉스, AI 열풍에 낸드 실적 턴어라운드 진입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낸드 부문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실적 턴어라운드를 시작했다.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서버 구축이 활발해지며 낸드 수요가 늘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하이닉스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886억 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3조4023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개선은 D램과 낸드의 영업이익 상승이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1여 년간 지속된 적자 끝에 1분기 매출의 35%를 차지하는 낸드도 흑자전환했다.

낸드플래시는 순차적 정보 접근이 가능한 비휘발성 메모리칩으로, 디지털 비디오나 사진 같은 대용량의 정보를 저장하는 데 적합하다.

SK하이닉스는 모바일용 낸드플래시를 만드는 낸드 사업부가 있었지만 데이터센터에서 쓰이는 기업용 SSD(eSSD)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2021년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1단계 인수했다. 2단계 인수는 2025년 3월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인수 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낸드플래시 메모리 자회사인 솔리다임을 설립했다. 

[수정/취재]SK하이닉스, AI 열풍에 낸드 실적 턴어라운드 진입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을 인수하며 낸드를 통한 실적 상승을 노렸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으로 낸드 가격이 하락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2022년부터 SK하이닉스의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이 된 솔리다임의 지난 2년간 누적 순손실이 7조3599억 원으로 집계됐다.

낸드 사업은 SK하이닉스의 아픈 손가락이었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업황이 좋아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낸드 부문 흑자를 달성했다. 

솔리다임은 1분기에 1495억 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8559억 원)보다 손실폭을 7000억 원 이상 줄였다. 

AI 열풍으로 서버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었고 데이터센터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를 낸드플래시 기반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로 교체하는 움직임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낸드 부문 프리미엄 제품인 eSSD의 수요가 증가했다. 

낸드의 평균판매단가(ASP)도 상승했다. 낸드의 ASP는 전 분기 대비 30% 이상 상승했다.

낸드 판가가 오르며 낸드 제품을 중심으로 재고자산 평가충당금의 환입이 발생했다. 규모는 9000억 원 수준이다. 재고자산 평가충당금 환입은 시장가치가 하락해 손실로 평가된 기말재고자산이 이후 납품을 통해 수익을 낸 것을 의미한다. 

자회사 솔리다임의 낸드 감산과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개선도 낸드 부문 흑자전환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 솔리다임은 지난해 경영 효율화를 위해 본사 인력 감축을 진행했고 한국 지사를 폐쇄했다. 

SK하이닉스의 관계자는 “2022년에 솔리다임의 재건 및 인수합병 비용과 낸드 불황으로 적자를 기록했다”며 “감산, 비효율성 제거로 비용을 줄이고 솔리다임의 고용량 QLC 기반 eSSD가 주목받으며 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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