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게임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와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매출의 30% 이상을 R&D에 투입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1% 남짓에 불과한 기업도 있었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16개 주요 게임기업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1~3분기 연구개발비 합계는 1조715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6805억 원)보다 2.1% 증가했다. 16개 기업의 평균 연구개발비는 1072억 원으로 집계됐다.
개별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최대 기업과 최소 기업의 차이가 174배에 달할 정도로 큰 격차를 보였다.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쓴 기업은 넷마블로, 올해 1~3분기 4522억 원을 집행했다. 매출의 22.2%를 R&D에 투입했다.
그 뒤를 크래프톤(연구개발비 4379억 원), 엔씨소프트(2635억 원), 카카오게임즈(1234억 원), 펄어비스(921억 원), 컴투스(916억 원)가 이었다. 이들 상위 6개 기업의 연구개발비 합계는 1조5000억 원에 육박해 16개 기업 전체 R&D 투자의 85%를 넘었다.
반면, 데브시스터즈의 연구개발비는 26억 원으로,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가장 적었다.
위메이드플레이(118억 원), 웹젠(117억 원), 컴투스홀딩스(101억 원) 등 다른 중견 게임사와 견줘도 크게 낮았다. 1~3분기 연구개발비가 10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곳은 데브시스터즈가 유일하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30%대에서 1%대까지 천차만별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개발비 비중이 가장 큰 곳은 펄어비스로, 34.1%에 달했다. 카카오게임즈(33.7%), 시프트업(32.1%)도 30%대의 높은 연구개발비 비중을 보였다.
매출의 3분의 1가량을 R&D에 투자하는 이들 기업은 차기 대형 IP 확보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선제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위메이드(8.9%), 웹젠(9.4%), 더블유게임즈(6.2%)는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특히 데브시스터즈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1.1%로,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낮았다.
연구개발비 비중이 10% 미만인 이들 기업은 소셜카지노 등 특정 장르 중심 비즈니스이거나 기존 IP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의 영향으로 신규 R&D보다 라이브 운영·마케팅 쪽에 무게 중심이 크게 치우친 구조로 추정된다.
연구개발비는 각 기업의 사업구조와 자체 엔진 보유 여부, 회계상 R&D 분류 기준 등에 따라 금액과 비중이 달라질 수 있어 단순 수치로 개발 역량을 단정짓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다만, R&D 투자는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인의 하나라는 점에서 규모와 비중의 큰 격차는 성장성을 가늠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