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의 휴면카드 수가 늘고 있다. 카드사 간 회원 확보 경쟁으로 인해 카드 신규 발급이 확대되면서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휴면 카드 역시 늘고 있다. 특히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의 경쟁이 치열해진 점이 휴면 카드 증가의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16일 데이터뉴스가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에 공시된 전업카드사의 휴면카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8개 전업카드사의 휴면 신용카드는 총 1724만 장으로 집계됐다. 전년(1581만 장) 대비 143만 장(9.0%) 늘었다.
휴면 신용카드는 매 분기말로부터 이전 1년 이상의 기간동안 이용실적이 없는 개인 및 법인 신용카드를 의미한다. 이용실적이 없어도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과 과거 이용액에 대한 분할상환이 진행 중인 경우는 제외된다.
휴면카드 수는 지난 2022년 1000만 장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 신용카드 중 휴면카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12.8%, 2024년 13.9%, 지난해에는 14.9%로 빠르게 늘고 있다.
전체 카드사 중 휴면카드가 가장 많은 곳은 현대카드다. 지난해 말 267만 장의 휴면카드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카드와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도 휴면카드가 247만 장, 232만 장, 232만 장, 212만 장으로 200만 장을 넘겼다.
카드사들이 시장 성장세 둔화에 대응해 신규 회원 확보 경쟁에 나선 점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소비자들이 카드사 제공하는 할인·혜택 등을 보고 카드를 발급하지만 제휴사 할인, 이벤트 등 혜택이 종료되면 사실상 실사용이 멈추고 신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다른 카드를 신규로 발급하면서 기존 카드는 휴면카드로 남게 된다.
특히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지난해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각각 스타벅스, 배달의 민족 등과의 제휴를 통해 스타벅스 삼성카드, 배민 신한카드를 내놓는 등 PLCC를 통해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섰다.
PLCC는 특정 브랜드와 제휴를 맺어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범용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특성이 있다.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를 이용하지 않게 되면 자연스럽게 카드 사용도 중단되면서 휴면카드가 늘게 된다.
휴면카드 증가로 인해 카드사들의 비용 부담도 높아지고 있다. 신규 카드 발급에는 카드 발급 수수료, 회원 모집 비용, 심사 및 발급 관련 비용이 발생하는데, 해당 카드가 휴면카드로 전환되면 수익을 회수하기 어려워지게 된다.
카드사들이 최근 업황 악화까지 겹치면서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혜택이 좋은 이른바 알짜카드의 발급을 중단하고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 카드 중심으로 카드 상품 구조를 재편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편, 휴면카드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 대책도 마련되고 있다. 2024년 금융위원회가 1년 이상 이용하지 않은 휴면카드를 손쉽게 통합조회하고 이를 해지하거나 계속 이용을 신청할 수 있도록 내카드 한눈에 서비스를 개편했다.
기존에는 11개 카드사 휴면카드만 조회할 수 있었으나 지난해 8월 8개 카드사가 대상에 추가됐다. 이로써 어카운트인포 앱이나 홈페이지에 접속해 휴면카드를 즉시 확인하고 해지할 수 있게 됐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