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AI 전환확대·조직 개편 본격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잇따라 개최, 데이터·플랫폼 등 혁신 실행키로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4대 금융그룹, AI 전환확대·조직 개편 본격화

케이비(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국내 4대 금융지주들이 이달부터 인공지능 전환(AX)을 주요 과제로 전면 배치하고 있다. 이들 금융그룹은 이달 초부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잇따라 열고,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도입과 조직 개편, 업무 프로세스 혁신 등 실행 단계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은 지난 16일까지 경영전략회의를 끝내고, AI 에이전트 확대와 조직 개편, 데이터·플랫폼 고도화 등을 중심으로 올해 말까지의 AX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단순한 디지털 기술 도입을 넘어 고객 서비스와 영업, 여신, 내부 업무 전반에 AI를 내재화해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함께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KB금융, AI 인재 양성 및 중장기 로드맵 수립
KB금융은 지난 10~11일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그룹 AI 전환 가속화 로드맵 수립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AI 기술 확산과 디지털 금융 생태계 변화, 생산적 금융 등 금융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전망하고, KB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핵심 과제들을 점검했다.

이후 KB금융은 지난 14일 ‘2026년 상반기 그룹 AI·데이터 혁신 세미나’에서 실전형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KB AI 랩(Lab)’을 출범시켰다. 2주간의 심화 교육 이후 약 10주간 실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구조로, 교육생들은 현업 문제 해결과 서비스 개발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이 자리에서는 AI 에이전트와 데이터를 실제 업무에 적용한 주요 혁신 사례도 소개됐다. 그중, 일상 언어로 질문하면 AI가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 분석하고 시각화한 보도자료까지 제공하는 개인화 AI 데이터 분석 에이전트 ‘KB 다비스(DAVIS)’가 눈길을 끌었다. KB국민은행 등 계열사에서는 계열사별 마이데이터를 통합해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만든 슈퍼앱 생태계도 확대하고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KB금융을 AI 인재 양성의 산실로 만들겠다”며 “임직원 모두가 끊임없이 학습하고 성장하며 AI와 함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 AI 에이전트를 경영전략 수립에 활용
신한금융은 KB금융에 앞서 이달 3~4일 ‘2026년 하반기 경영포럼’을 열고, 시장 경쟁력 강화와 AX 전략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신한금융이 자체 제작한 AI 에이전트가 토론의 ‘레드 팀’으로 활용된 것이다. AI 에이전트는 토론 내용을 실시간 분석했으며, 포럼 전 과정에 참여해 다양한 반론과 대안을 제시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AI 시대의 경영진은 매니저가 아니라 조정자가 돼야 한다”며 “리더들부터 AI를 활용해 각자의 역량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그룹 AX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AI 네이티브 컴퍼니’ 도약을 위한 하반기 추진 계획을 공유하고, AI 에이전트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신한금융에 이어 신한은행은 6일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관리·영업지원 솔루션 고도화, △그룹 통합 플랫폼 ‘신한 슈퍼쏠(SOL)’을 활용한 고객 접점 확대, △AI 에이전트 기반 업무 혁신을 3대 추진 전략으로 선정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슈퍼SOL추진단’과 ‘마케팅본부’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하나금융, AX 등 현안 수시점검체계 강화
하나금융도 AX를 그룹의 핵심 성장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별도의 정례 경영전략회의 대신 함영주 회장 주재로 주요 현안을 수시 점검하는 체계를 유지하면서, 금융 본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룹 공통 데이터·AI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계열사별 핵심 업무 서비스에 AI를 내재화할 계획이다. 영업 현장을 중심으로 AI 활용을 확대하고 파트너십 기반의 협업 생태계를 구축해 비즈니스와 운영 방식의 전환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우리금융, 데이터·여신 AX 고도화에 주력
우리금융은 지난 16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기업여신 AX 고도화를 핵심 과제로 다루는 등 AI 기반 기업금융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우리금융은 여신 프로세스 전반에 AX 체계를 구축해 기업여신 체계의 구조적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생산적·포용금융 지원을 위한 ‘미래동반성장프로젝트’ 목표를 기존 80조원에서 90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은행 수익성 회복은 단기 실적 개선을 넘어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건전성 관리 선제 대응을 주문했다 .

금융권 AX 경쟁, 이달부턴 실행 단계로
이처럼 금융권의 AX 경쟁은 연초 제시했던 AI 혁신 구상을 실제 조직과 영업 현장에 적용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금융권의 AI 활용이 상담 챗봇이나 문서 요약 등 업무 지원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거나 복잡한 업무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

금융그룹들은 AI를 고객 상담과 상품 추천뿐 아니라 사기거래 탐지, 리스크 관리, 여신 업무 등 금융 업무 전반으로 확대 적용해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동시에 높인다는 전략이다. 금융당국도 생성형 AI 활용을 위한 제도와 가이드라인 정비에 나서면서, 금융권의 AI 활용 여건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이를 영업과 여신, 내부 업무, 고객 서비스에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안착시키느냐가 금융그룹 간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금융 분야 AI 가이드라인 개정안도 발표되면서, 하반기에는 금융사들의 AX 추진 속도감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스템과 업무 도입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도입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선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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