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기린 이치방' 한국서 만든다…하이트진로 첫 국내 생산

초도 생산 150만L 목표, 국내 판매량 75% 커버…기린과 지분 관계 없는 수입·유통사 중 아시아 최초 라이선스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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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12일 9시 엠바고] 일본 맥주 기린 이치방, 한국서 만든다…하이트진로 첫 국내 생산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가 지난 8일 경기도 용인 하이트진로 연구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하이트진로


일본에서 건너오던 ‘기린 이치방 시보리’가 국내에서 생산된다. 하이트진로가 일본 기린과 손잡고 수입·유통 중심이었던 협력 관계를 생산 분야까지 확대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8일 경기도 용인 연구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린 이치방 시보리 캔 제품을 하이트진로 전주공장에서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하이트진로는 기린과 지분 관계를 맺지 않은 수입·유통업체 가운데 아시아 최초로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라이선스 생산을 맡게 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국내 생산 계획과 함께 브랜드의 핵심 제조 방식인 이치방 시보리 제법을 소개하는 시음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행사장에는 첫 번째 맥즙과 두 번째 맥즙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시음 공간이 마련됐다.

[현장] 일본 맥주 기린 이치방, 한국서 만든다…하이트진로 첫 국내 생산

▲기린 이치방 시보리에 사용되는 맥즙 / 사진=데이터뉴스


시음은 두 번째 맥즙을 먼저 맛본 뒤 첫 번째 맥즙을 마시는 순서로 진행됐다. 두 맥즙 모두 진한 식혜를 연상시키는 달콤한 맛이 느껴졌다. 맥주로 완성되기 전 원액에서 보리 특유의 단맛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기린 이치방 시보리는 맥아에서 처음 추출한 맥즙만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맥주가 첫 번째와 두 번째 맥즙을 혼합하는 것과 달리 첫 번째 맥즙만으로 맥주를 만든다. 이를 통해 보리 본연의 진한 맛과 깔끔한 풍미를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7월 국내 생산을 위해 일본 기린과 기술제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린과 자본관계가 없는 수입·유통업체가 해당 브랜드를 라이선스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은 아시아에서 처음이다.

국내 생산을 위해 기린의 핵심 제조 공법과 전용 효모도 도입했다. 하이트진로는 1년 이상 생산 준비 과정을 거쳤으며, 일본 현지 기술진이 전주공장을 방문해 원료와 제조 공정, 품질관리 기준을 적용했다. 생산 이후에도 양사 기술진이 정기적으로 교류하며 일본 생산 제품과 동일한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초도 생산 목표는 약 150만L다. 500mL 캔 기준 300만 개에 해당한다. 내년까지 국내 전체 판매량의 75%를 국내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국내 생산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시간 단축도 기대된다. 기존에는 일본에서 생산한 제품이 통관을 거쳐 국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데 한 달 반가량 걸렸다. 국내 생산으로 이 기간이 1~2주로 줄어든다. 국제 운송과 통관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수도 줄여 공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국내 생산 확대의 배경에는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판매 성장세가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판매 성장률은 82.4%로 제시됐다.(2026년은 추정치) 제품 형태별로는 캔 제품이 97%로 가장 높았으며 생맥주 64%, 병 제품 41% 순이었다.

기린 이치방 시보리는 지난해 국내에서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도 판매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기린의 협력은 2004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병 제품을 국내에 처음 선보였으며, 2011년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12년부터 캔과 생맥주로 판매 제품을 확대했다. 20여년간 이어진 유통 협력이 국내 생산으로 확장된 셈이다.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는 “당사의 대표적인 수입맥주 브랜드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국내 생산은 20년 동안 기린과 상호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이끌어온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결실을 맺게 되는 순간”이라며 “양사의 협업은 단순한 유통 파트너십을 넘어 기술과 품질을 함께 만들어가는 전략적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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