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보건의료발전재단은 전북대학교 사회학과에 의뢰, 지난해 10월 24일부터 11월 27일까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걸쳐 외국인 노동자 685명과 이들 진료 의료기관 40개를 대상으로 건강실태조사를 실시하였다.
한국에 입국한 후에 아픈 경험이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61.3%였으며 이 가운데 아파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횟수는 ‘2-4번’ 경험이 35.7%, ‘1번 이하’가 29.5%, ‘8번 이상’이 23.4%, ‘5-7번’이 11.4%로 각각 조사되었다.
가장 많이 앓고 있는 질환은 ‘위·십이지장 궤양’ 25.1%, ‘고혈압’ 24.9%, ‘알레르기’ 18.4%, ‘류머티스 관절질환’ 12.7%, ‘당뇨병’ 10.3%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외국인 노동자의 일반정신건강(General Health Questionnaire) 평균점수는 13.56 수준으로 한국의 전남 순천 주암댐 수몰지구주민의 평균점수 10.91 수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에 대한 자신감 부족과 그로 인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불안(Self-rating Anxiety Scale) 평균점수는 40.26 수준으로 역시 주암댐 수몰지구주민의 평균점수 38.99 수준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응답자의 46%가 불규칙적인 수면을 하고 있었고 특히 불법체류자의 규칙적인 수면율이 47.4%로 합법체류자의 규칙적 수면비율 59.3%에 비해 낮은 것으로 파악돼 불법체류자들의 일상적 불안감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기관이용 관련, 외국인 노동자들이 아플 때 치료방법은 ‘정기적 약물복용’이 32.9%, ‘통원치료’가 31.1%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입원치료’ 15.6%,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도 12.8%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의료기관은 ‘종합병원·의원’이 26.1%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약국’ 24.5%, ‘의원’ 19.8%, ‘무료진료소’ 19.1%, ‘보건소’ 6.1%, ‘한의원’ 4.4% 순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힘든 이유로는 ‘진료비 부담’(43.1%), ‘병원 갈 시간 없음’(35.4%)의 순이었고 의료기관에서 치료 받지 못하는 이유 역시 ‘진료비 부담’(36.1%), ‘병원 갈 시간 없음’(30.5%)순이었다.
무료진료소 이용과 관련해서는 월평균 무료진료 서비스를 이용한 횟수는 ‘1회’(39.5%), ‘없음’(28.7%), ‘2회’(26.4%) ‘3회 이상’(5.4%) 순이었고 무료진료소의 서비스 이용에 있어 애로사항은 ‘진료대기 시간’ 24.7%, ‘재정 부족’ 20.3%, ‘진료시간 부족’ 13.8%, ‘인력 부족 및 약품 부족’이 각각 11.3% 순으로 나타났다.
무료진료소에서 서비스에 대한 희망사항은 ‘충분한 의약품보급’이 37.7%, ‘건강검진’ 33.5%, ‘타 복지기관과의 연계’ 12.5%, ‘산업보건 및 모자보건 등 특수의료욕구충족’ 8.0%로 조사됐다.
설동훈 교수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정책방향으로 무료진료중심의 외국인 노동자 보건지원정책은 가급적 지양하고 의료기관 중심의 지원할 것”을 제의했으며 특히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도 “무료진료의 시혜대상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하여 보험료를 납부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정도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차별 없이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