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국내 30대 그룹 투자가 58조 원으로 작년보다 4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호황에 힘입어 IT·전기전자 투자가 급증한 반면, 철강·조선·건설 등 중후장대 업종 투자는 줄어 업종 간 편차가 뚜렷했다.
삼성그룹은 20조 원 넘는 투자로 30대 그룹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독차지했고, SK와 LG도 각각 10조 원, 8조 원으로 2~3위를 차지했다.
1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0대 그룹 261개 계열사의 유·무형자산 투자 내역을 조사한 결과, 3분기 누적 투자액은 57조800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6%(17조2797억 원) 급증했다.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부영그룹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으며, 연구개발(R&D) 투자도 포함하지 않았다.
설비투자 등 유형자산 투자는 52조299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4조9084억 원보다 49.8%(17조3905억 원) 늘어난 반면, 산업재산권 등의 무형자산 투자는 5조6125억 원에서 5조5013억 원으로 2.0%(1112억 원) 줄었다.
올들어 투자를 주도한 것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늘어난 삼성과 SK, LG였다.
삼성은 투자 규모가 20조2987억 원으로 30대 그룹 중 유일하게 20조 원을 넘겼다. 다음으로 SK와 LG가 각각 10조1513억 원, 7조7086억 원으로 2,3위를 차지했다. 이들 3개 그룹 투자액은 총 38조1586억 원으로, 30대 그룹 투자액 전체의 절반이 훌쩍 넘는 66.0%에 달했다.
이어 현대자동차(5조1895억 원)와 KT(2조1780억 원)가 ‘톱5’에 들었고, S-Oil(1조4349억 원), 포스코(1조4195억 원), 한진(1조3687억 원), 롯데(1조1867억 원), CJ(1조1191억 원), GS(1조233억 원) 등이 1조 원을 넘겼다.
삼성의 올해 투자 증가액은 11조6934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총투자액의 135.9%에 달했다. 이어 SK(2조6028억 원, 34.5%)와 LG(2조3239억 원, 43.2%)가 2조 원 이상 투자를 늘려 2,3위에 올랐다. 올들어 투자 증가액이 1조 원을 넘긴 그룹은 이들 셋이 전부다.
다음으로 S-Oil(8922억 원, 164.4%), 한진(5733억 원, 72.1%), 영풍(2587억 원, 179.3%), KT(1982억 원, 10.0%), CJ(1680억 원, 17.7%), 금호아시아나(1613억 원, 53.8%)도 투자를 크게 늘린 그룹에 속했다.
반면 현대자동차(-7349억 원, -12.4%), 두산(-2343억 원, -45.4%), 포스코(-1031억 원, -6.8%), 대우건설(-965억 원, -86.7%) 등 중후장대 업종에 속한 그룹들은 투자를 줄였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의 투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3분기까지 18조8400억 원을 투자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조5817억 원(159.6%) 늘어났다. 이어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가 각각 2조3921억 원(53.6%), 1조8505억 원(98.1%) 늘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확대는 반도체 호황에 영향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올해만 반도체 라인 신·증설에 총 46조2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SK하이닉스도 연초 7조 원 투자를 계획했으나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부족이 계속되자 투자규모를 10조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중소형 플라스틱올레드(POLED)를 중심으로 2020년까지 15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3개사 외에는 S-Oil(8922억 원, 164.4%), 대한항공(7742억 원, 141.5%), LG화학(2569억 원, 45.2%), 삼성전기(2534억 원, 99.3%), SK이노베이션(2515억 원, 280.9%), LG이노텍(1786억 원, 77.1%), KT(1781억 원, 9.4%)의 증가액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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