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사장체제 유한양행, 매출 느는데 수익성은 악화

매출원가율 업계 최고수준 70% 넘고 영업이익률도 7%대로 추락


[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유한양행이 이정희 사장체제 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평균 대비 지나치게 높은 매출원가율, 취임 당시에 비해 크게 떨어진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는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데이터뉴스가 2015년 이정희 사장 선임 전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유한양행의 공시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2015년 이 사장 체제 유한양행은 매출액 증가율은 높게 나타났지만 매출원가도 함께 높아졌다. 연간 매출원가율은 2015년 69.8%, 2016년 70.5%로 집계돼 2014년 68.9%보다 증가했다.

매출원가율은 총 매출액 중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영업활동의 능률성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다. 수익을 올리기 위해 드는 비용을 알아보는 지표로 매출원가율이 낮은 기업은 수익성이 높다고 분석된다.

최신자료인 2017년 3분기 누적 매출원가율 역시 70%를 웃돌고 있다. 2017년 3분기 누적 유한양행의 매출액은 1조849억 원, 매출원가는 7604억 원으로 매출원가율은 70.1%다. 2015년과 2016년 3분기 누적 매출원가율은 각각 69.5%, 70.7%로, 2014년 동일기간 매출원가율 69.3% 대비 상승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이 제약사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서면서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동일기간 매출액은 이 사장 선임 이후 31.4% 증가했다. 하지만 높은 매출원가율과 영업이익률의 감소로 외형성장에 비해 수익성은 챙기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2014년 7.3%, 2015년 7.6%, 2016년 7.4%로 0.1%포인트 증가한 수준에 불과하다.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률은 2014년 6.8%에서 2015년 8.8%로 증가해 1.9%포인트 증가했지만 2016년 7.2%, 2017년 7.2%로 임기동안 다시 감소했다. 3분기 누적 최초 1조클럽에 달성한 것과 달리 당기순이익은 883억 원으로 임기 내 가장 적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기간 연구개발(R&D) 및 투자가 필요한 제약업계 특성 상 제약사 CEO의 수명은 길어 이 사장의 연임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정치 일동제약 회장의 경우 2003년부터 5연임하며 최장수 CEO로 재직하고 있다.

이 사장은 업계 빅5 기업 중 지난해 광고비와 판매촉진비를 유일하게 늘리는 등 공격경영을 지속해왔고, 매출증가율도 가장 높다. 때문에 수익성은 저조하지만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이정희 사장은 영남대 영문학 졸업 후 1978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40년 이상 유한양행에 재직 중이다. 2012년부터 2015년 3월까지 부사장으로 역임한 후 2015년 3월부터는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ann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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