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승진잔치', 외면 받은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김현수 롯데손보 사장 승진과 대조적...실적 악화에 발목잡힌 듯

[데이터뉴스=이홍렬 대기자] 롯데그룹이 2년 연속 승진 잔치를 벌였다. 전년에 이어 200명 이상이 임원으로 발탁 또는 승진했다. 계열사 대표들도 대대적인 교체 대신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승진 대열에서 일부 소외된 대표들도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는 최근 마무리한 2018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39개 계열사에서 총 209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다. 여기에 아직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하지 않은 롯데케미칼을 포함하면 그 규모는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이 호실적에 힘입어 대규모 승진을 준비하느라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로써 롯데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승진 잔치를 벌였다. 지난해 롯데는 263(롯데케미칼 30명 포함)의 승진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지난해가 롯데 창립 50주년으로 인사 규모가 컸다면, 올해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 경영비리 관련 1심 선고에서 실형을 면한데 따른 보상 차원에서 인사 규모가 컸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롯데는 이번 인사를 통해 신 회장의 최측근들을 대거 승진시켰다. 각각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한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와 이봉철 실장은 신 회장과 함께 경영권 분쟁과 롯데그룹 오너 일가 횡령배임혐의 재판 등의 파고를 넘은 최측근들이다.

또 계열사 대표이사 교체를 최소화하는 대신, 기존 대표이사들을 승진시킴으로써 사기 진작도 도모했다는 평가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와 박송완 롯데캐피탈 대표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하지만 일부 계열사 대표이사의 경우 이번 승진 잔치에서 소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가 대표적이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는 롯데자산개발 대표 시절인 20112월 부사장으로 승진, 올해로 부사장만 7년차다. 롯데카드 대표는 20173월부터 맡고 있다.

그룹 내 경쟁 금융계열사인 김현수 롯데손보 대표가 2014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이번에 3년 만에 사장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승진이 늦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롯데카드의 실적 하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롯데카드의 당기순이익은 최근 2년 사이 32.4%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카드사 총 당기순이익 규모가 34.9%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최악이다.

문제는 김창권 대표 취임 후에도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더 악화되는 모양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 -266억원을 기록하면서 카드업계에서 유일하게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 역시 45억원으로 전년 동기 201억원에 비해 77.6%나 감소했다.

롯데 지주사 전환이 급물살을 타면서 롯데카드를 둘러싸고 꾸준히 확산하고 있는 매각설도 김 대표의 입지에 부정적이라는 평가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일반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도록 돼있다. 이에 롯데도 최장 4년 안에 롯데카드, 롯데손보, 롯데캐피탈 등 금융계열사의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롯데카드의 지분은 93.8%를 롯데쇼핑이 보유하고 있다.

최근 롯데손보, 롯데캐피탈 등의 지분을 호텔롯데가 매입하며 지배구조 정리에 나선 반면, 롯데카드는 아직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leehr@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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