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신규 수주 제자리…커지는 역성장 우려

플랜트 사업 급변 신규 수주액 2009년 수준 이하…수주 잔고 전년대비 15.7% 감소

[데이터뉴스=이윤혜 기자] 이해욱 부회장 취임 8년 만에 대림산업의 신규 수주액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신규 수주액은 수주산업의 특성상 성장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이에 증권가를 중심으로 대림상업의 역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의 2017년 신규 수주액은 6112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104380억원 대비 41.4% 줄어든 수치다. 이는 이해욱 부회장 취임 전인 2009년의 신규 수주액 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당시 대림산업의 신규 수주액은 64000억원이었다.

수주산업의 특성상 신규 수주가 부진할 경우 향후 회사의 성장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신규 수주액으로만 보면 대림산업은 8년 간 성장이 제자리걸음을 했거나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이다.

대림산업 오너 3세인 이 부회장은 20102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부친인 이준용 명예회장이 2006년 말 회장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인 이용구 전 회장도 2010년 말 퇴임하면서 대림산업은 8년째 회장자리가 공석이다. 사실상 이 부회장이 회장인 셈이다.

이 부회장 취임 후 대림산업의 신규 수주가 계속 감소한 것은 아니다. 대림산업의 신규 수주액은 200964000억원에서 이 부회장 취임 첫해 8조원 대로 늘었다. 이후 2015129677억원까지 늘었다가 2016년부터 다시 줄어들기 시작해 같은 해 1043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10조원 밑으로 떨어지며 2009년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수주 잔고도 줄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대림산업은 수주 잔고는 257272억원으로 전년대비 15.7% 감소했다.

이 같은 대림산업의 신규 수주 부진은 이 부회장이 승진 후 적극적으로 추진한 플랜트 사업의 모드 변환에 따른 것이다. 대림산업은 2009년부터 2013년 사이 중동지역에서 플랜트 사업을 적극 추진하다 저가 수주로 손실이 발생하자 급속히 모드를 전환해 수주를 줄였다. 이에 대림산업의 플랜트 신규 수주는 201355611억원에서 20142조원으로 반토막났다. 이후 2조원 대 플랜트 수주를 올리다가 지난해 8216억원으로 급감했다. 7조원 대에 머물던 플랜트 수주 잔고도 38695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목표는 플랜트 수주 1조원을 포함해 총 7조원이다.

이에 증권가 등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에도 불구 대림산업의 향후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림산업은 신규 수주는 감소했지만 지난해 매출 123325억원, 영업이익 546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25.2%(24787억 원), 30.4%(1274억 원) 성장했다.

하지만 증권가와 투자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교보증권은 최근 대림산업의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0만원으로 23.1%나 깎았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단기매수'로 내렸다.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지난 2589000원을 넘었던 대림산업의 주가는 26일 하루 만에 10% 가까이 급락해 81200원에 마감했다. 이후 일부 회복하기는 했으나 82000원 대에서 더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30일 종가는 8만2400원이다.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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