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롯데카드 인수전에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지주가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롯데카드는 지난해 판매촉진비와 광고선전비 등을 늘려 외형을 키웠으나 수익성 개선은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 기업이 수익성을 회복하는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지난달 30일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했다. 지난 2018년 11월 매각 의사를 밝힌지 2개월여 만이다. 롯데지주는 지난 2018년 10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공정거래법 관련 규정에 따라 오는 10월까지 보유하고 있는 금융계열사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당초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KB금융지주가 불참하면서 전략적투자자로는 한화그룹과 하나금융 두 곳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한화그룹은 인수 성공시 백화점과 면세점 등 보유하고 있는 유통망을 토대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롯데지주는 예비입찰 진행 당시 인수금액과 인수지분율 등을 함께 적어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업계에서는 롯데지주가 매각 후에도 인수 기업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한화그룹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롯데카드는 국내 10대 그룹 내 2개 그룹을 유통망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롯데카드 인수에 성공할 경우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한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롯데카드의 주 고객층이 30~50대의 젊은 여성층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타 카드사와의 고객군이 크게 겹치지 않는다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롯데카드의 수익성이 크게 저조해 인수 기업이 수익성을 회복하는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카드는 지난해 3분기까지 1년 전보다 720억 원가량 늘어난 3941억 원 규모의 판매촉진비와 광고선전비를 지출했는데, 매각을 앞두고 외형 성장을 도모한 것에 비해서는 실적이 저조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카드의 영업수익은 1조4151억 원, 영업이익은 995억 원, 당기순이익은 729억 원이다. 직전년도 동기(영업수익 1조2822억 원, 영업이익 929억 원, 당기순이익 399억 원)와 비교하면 각각 10.4%, 7.2%, 82.7%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2017년도 발생한 일회성비용 '무형자산손상차손' 328억 원을 감안하면 2018년도 3분기 당기순익은 1년 사이 3% 감소했다. 2년 전인 2016년 3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영업수익은 1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4.6%, 18.8%씩 줄어든 상태다.
반면 채무에 대한 이자 지출과 판매촉진비, 광고선전비 등은 급증했다.
2018년 3분기 기준 롯데카드가 지출은 금융비용은 1431억 원으로 1년 전(1341억 원)보다 6.7%, 2년 전(1330억 원)보다 7.6%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벌어 들인 당기순이익(729억 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을 이자 비용으로 지출한 셈이다.
고객 유치와 상품 홍보 등을 위해 지출한 금액 역시 1년 사이 각각 19.7%, 65.5%나 급증했다. 2018년 3분기 누적 기준 판매촉진비용은 3610억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3016억 원) 대비 594억 원가량 늘었다. 광고선전비 역시 199억 원에서 330억 원으로 1년 만에 130억 원 증가한 상태다.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도 이전의 실적을 회복하지 못한 점이 뼈아프다.
수익성 지표 역시 업계 주요 카드사보다 매우 저조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카드의 총자산이익률(ROA)는 0.43%, 자기자본이익률(ROE)는 2.26%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0.43%포인트, 2.25%포인트 증가했으나 2017년도 발생한 일회성비용으로 2017년도 3분기 ROA가 0%, ROE가 0.01%였던 점을 감안하면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2년 전인 2016년 3분기(ROA 0.85%, ROE 3.70%)와 비교하면 ROA는 0.42%포인트, ROE는 1.44%포인트 하락한 상태다.
세전비용을 세전수익으로 나눠 산출하는 수지비율 역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롯데카드의 수지비율은 95.77%로 직전년도 동기(98.35%)보다 2.58%포인트 하락했으나 2년 전(93.19%)와 비교하면 2.58%포인트 오른 수치다.
타 카드사와 비교해도 롯데카드의 수지비율은 매우 높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지비율은 85.35%로 롯데카드와의 격차는 10.42%포인트에 달한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의 수지비율은 87.49%로 롯데카드보다 8.28%포인트 높다.
총경비를 총자산으로 나눠 구하는 총자산 경비율도 부정적이다.
롯데카드의 2018년 3분기 총자산 경비율은 2.7%로 1년 전(2.8%)보다 0.1%포인트, 2년 전(3.02%)보다 0.32%포인트 개선됐다. 그러나 신한카드(2.13%)와 삼성카드(2.23%)보다는 여전히 0.57%포인트, 0.47%포인트 낮은 상태다.
하나금융의 경우, 롯데카드의 직원 현황도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
그동안 카드업계는 업황 악화 등으로 인해 인력이 꾸준히 감소해 왔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2017년 3분기 기준 2799명이었던 직원 수가 2018년 3분기 2576명으로 1년 만에 223명(8%)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 역시 직원 수가 2079명에서 2043명으로 36명(1.7%) 줄었다.
하나금융의 카드사인 하나카드는 2017년 3분기 756명이던 직원 수가 지난해 3분기 752명으로 0.5% 감소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업계의 흐름과 달리 롯데카드는 꾸준히 직원 수를 늘려왔다.
2018년 기준 롯데카드의 직원 수는 1년전 동기(1700명)보다 32명(1.9%) 증가한 1732명이다. 2년전 동기(1612명)과 비교하면 2년 만에 120명(7.4%)나 늘었다.
문제는 저조한 순익 탓에 롯데카드의 직원 1인당 생산성(당기순이익 기준) 역시 낮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카드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은 4200만 원이다. 직원 1인당 벌어들인 순익이 같은 기간 직원 평균 연봉(4200만 원) 수준에 그친 셈이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은 1억600만 원으로 롯데카드의 2.5배 수준이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은 각각 1억5400만 원, 1억3300만 원으로 롯데카드의 3.1배, 3.7배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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