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금융계열사 당기순이익이 1년 새 33% 급감했다. 특히 그룹내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한화생명은 순이익이 2422억 원이나 줄어 실적악화를 주도했다.
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화생명·한화손보·한화투자증권 등 한화그룹 주요 금융계열사 3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 기준 총 매출액은 30조9395억 원, 영업이익 8579억 원, 당기순이익 660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년도(매출 33조913억 원, 영업이익 1조2164억 원, 당기순이익 8921억 원) 대비 매출은 7%,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9%, 33%씩 급감했다.
3개의 금융계열사 가운데 순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곳은 한화생명이다.
차남규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생명은 그룹내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핵심 금융계열사다. 한화그룹이 2002년 부실 금융사였던 대한생명을 인수한지 10년 만인 지난 2012년 사명을 현재의 '한화생명'으로 변경한 이후에도 꾸준히 실적을 늘려가며 그룹내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데이터뉴스가 한화생명의 최근 5년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16년 이후 당기순이익이 급격하게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한화생명의 매출액은 2014년 14조8454억 원에서 2017년 26조870억 원으로 3년간 꾸준히 성장하다가 지난해 23조4350억 원으로 감소했다. 1년 사이 10.2% 줄어든 규모다.
영업이익 역시 2014년 4844억 원에서 2017년 9534억 원까지 급증했다가 지난해 6501억 원으로 31.8%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2014년 4051억 원에서 2016년 8451억 원까지 늘어났다가 2017년 6887억 원, 2018년 4465억 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1년 사이 35.2% 줄어든 셈이다.
차남규 대표는 올해로 9년차에 접어든 생보업계 대표 장수 CEO다. 지난 2011년 대한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네차례 연임에 성공했고 2017년 11월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를 이끌어가고 있는 차남규 대표로서는 이번 실적 악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경쟁사인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32조2408억 원으로 직전년도(31조9590억 원) 대비 0.9%, 영업이익은 2조5833억 원으로 전년(1조6906억 원) 대비 52.8%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측은 이와 같은 실적 악화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손익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윤식 한화손보 대표 역시 실적 하락을 방어하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한화손보의 매출 규모는 5조6025억 원으로 직전년도(5조2915억 원) 대비 5.9%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975억 원에서 1105억 원으로 1년 새 44%나 쪼그라들었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1476억 원에서 2018년 817억 원으로 44.7% 급감했다. 한화손보의 순익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권희백 대표가 이끄는 한화투자증권은 한화그룹내 금융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증가했다. 특히 2017년 7월 취임한 권희백 대표가 사실상 첫 성적표에서 합격점을 받아 들어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기준 한화투자증권의 매출 규모는 1조9019억 원, 영업이익은 972억 원, 당기순이익은 724억 원이다. 직전년도(매출 1조7127억 원, 영업이익 654억 원, 당기순이익 557억 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11%, 영업이익 48.5%, 당기순이익 30% 증가한 규모다.
권희백 대표가 취임하기 이전인 2016년 160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그룹내 금융계열사 순익 2위였던 한화손보와의 격차는 92억 원까지 좁혀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