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 수익 규모는 직전년도 동기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으나 영업비용을 크게 절감시키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실적 악화 등으로 경영 능력이 도마위에 올랐던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은 코스트코 신계약 성사와 실적 개선 등으로 논란을 잠재우고 있다.
2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카드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영업수익은 5864억 원, 영업이익 783억 원, 분기순이익 6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년도 동기(영업수익 5828억 원, 영업이익 313억 원, 분기순이익 271억 원)과 비교하면 영업수익은 0.3%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은 각각 150.1%, 137.7%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의 1분기 순이익이 640억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 1분기 이후 5년 만이다.
지난 2014년 1분기 영업수익 6345억 원, 영업이익 1075억 원을 올렸던 현대카드는 당기순이익 824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5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621억 원으로 1년 만에 24.6%가량 급감했다. 이후 2016년 1분기 535억 원, 2017년 1분기 536억 원, 2018년 1분기 271억 원 등 분기순이익에 급감하거나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었다.
현대카드의 올해 1분기 영업수익이 전년도와 비슷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순익이 크게 증가한 것은 영업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현대카드의 영업비용은 5081억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6323억 원) 대비 7.9% 줄어들었다. 824억 원의 분기순이익을 올렸던 지난 2014년 1분기 현대카드는 총 5270억 원 규모의 영업비용을 지출했는데, 올해엔 이보다 189억 원이나 비용을 절감시켰다.
영업비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판매관리비가 1647억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1830억 원) 대비 10% 줄었고, 카드비용이 2233억 원에서 2125억 원으로 4.8% 감소했다.
판매관리비 가운데서도 급여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올해 1분기 기준 현대카드가 지출한 급여 규모는 372억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446억 원) 대비 16.5% 감소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단행했는데, 이를 통해 약 2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현대카드는 전산비용과 광고선전비 등 지출 규모를 축소했다.올해 1분기 현대카드가 지출한 광고선전비는 총 37억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87억 원) 대비 57.6%가량 줄었다. 전산비용 역시 129억 원에서 113억 원으로 12.4% 가량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수수료 인하 정책 등 업황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현대카드가 비용 절감을 통한 체질 개선에 성공하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코스트코 신계약 성사와 함께 수익성 개선 등으로 경영 능력 논란을 잠재웠다는 평가다.
정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대표이사 회장의 사위로 2003년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약 16년간 현대카드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 2015년 3월엔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1999년 워크아웃 개시 이후 2001년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그해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한 바 있다. 2년 뒤인 2003년 정태영 부회장이 취임하면서 현대카드는 경영 안정화 궤도에 진입하며 삼성카드와 함께 업계 주요 카드사로 자리매김 했다.
그러나 최근 실적이 악화됨에 따라 정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도마위에 올랐었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