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가전 렌탈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 웅진코웨이의 고객 계정 증가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사업규모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성장 정체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웅진코웨이는 기존의 방대한 고객 계정을 플랫폼화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계정을 늘리는데 적절히 활용하는 한편, 해외로 눈을 돌려 성장속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데이터뉴스가 웅진코웨이의 경영실적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웅진코웨이는 2018년 말 국내 590만 계정, 해외 113만3000계정 등 총 701만3000계정을 확보해 처음으로 700만 계정을 돌파했다. 올해 1분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가며 국내 599만 계정과 해외 120만 계정을 기록, 총 719만 계정을 달성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09년(473만6000계정)과 비교해 250만 개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지난 10년 간 연평균 5% 이상의 계정 성장세를 유지한 셈이다.
특히 웅진코웨이의 고객 계정 변화 추이를 보면, 최근 증가속도가 빨라져 주목된다. 2009년 6.7%, 2010년 7.3%, 2011년 9.6% 등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계정 규모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점진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7년 4.6%로 상승폭이 회복된데 이어 2018년에는 증가율이 7.5%로 높아졌다. 또 올해는 웅진코웨이의 경영목표를 기준으로 8.8%의 높은 증가율이 예상된다.
웅진코웨이의 보유 계정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방대한 고객과 코디(Coway Lady)의 접점을 플랫폼화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98년 업계 최초로 도입한 코디는 주기적으로 가정을 방문해 렌탈 제품 점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디는 고객과 최접점에서 고객의 불편과 불만을 해소하고 적합한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웅진코웨이는 주력인 정수기 외에도 비데, 연수기, 공기청정기, 매트리스, 의류청정기,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영역을 안정적으로 확대했고, 고객 당 계정수가 늘어나는 추세도 보이고 있다. 웅진코웨이에 따르면, 현재 2개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이 22%, 3개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이 7%인 것으로 나타났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렌탈 사업은 면대면 접촉이 가장 중요하다”며 “방대한 고객 계정이 플랫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신규 사업을 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 보유 계정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또 다른 요인은 밀착 관리와 서비스 강화를 통한 고객 이탈 관리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2016년 1.20%였던 웅진코웨이의 해약률을 이듬해 1.06%로 낮아졌고, 올해 1분기에는 1.01%까지 떨어졌다. 이는 렌탈자산 폐기손실을 줄여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2년 598억 원이었던 렌탈자산 폐기손실비용은 이후 꾸준히 400억 원대를 유지하며 지난해 435억 원을 기록했다. 2012년 4.7%이었던 렌탈 매출 대비 렌탈자산 폐기손실비용 비중은 지난해 2.9%를 나타냈다.
웅진코웨이 보유 계정 확대와 관련해 최근 주목받는 또 다른 요인은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이다. 웅진코웨이는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지 11년 만인 지난해 말 100만 계정을 돌파했다. 웅진코웨이는 말레이시아의 성공을 발판으로 내년까지 동남아 지역에서 200만 고객 계정을 달성할 계획이다. 웅진코웨이는 미국에서도 꾸준히 매출을 늘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웅진코웨이의 지속적인 고객 계정 증가는 매출과 수익 증가로 직결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2조7073억 원의 매출과 519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각각 전년보다 7.6%, 10.0% 증가한 것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다. 실적 성장은 올해로 이어져 1분기에도 역대 1분기 최고 매출(7093억 원)과 역대 분기 최고 영업이익(1352억 원)을 달성했다.
웅진코웨이는 올해 ㈜웅진 렌탈사업부문 인수로 플랫폼을 더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웅진코웨이는 오는 30일 ㈜웅진 렌탈사업부문이 보유한 7만8000여 개의 고객 계정과 1400여명의 서비스 및 영업인력을 인수할 예정이다. 웅진코웨는의 ㈜웅진 렌탈사업부문 인수를 통해 환경가전사업 신규 고객 확보, 제품, 기술력, 서비스 강화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웅진그룹 품에 다시 안긴 올해 지난해보다 61만5000개 늘어난 총 762만8000개의 고객 계정을 확보해 렌탈 업계 2위권 기업들과의 보유 계정 격차를 4배 이상으로 더 벌리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