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29.9% 까먹은 신한금융투자…시름깊은 이영창 대표

증시 호황, 영업수익 38.2% 늘리고도 순이익은 큰폭 감소…DLF·라임 손실 보전 탓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이 1년 새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식시장 호황에 따라 2020년 증권업계 전반이 호실적을 냈다는 점에서, 재임 2년 차를 맞은 이영창 대표의 시름이 깊어졌다.

11일 데이터뉴스가 신한금융투자의 2020년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회사의 2020년 영업수익은 1조2200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8829억 원에서 38.2% 증가했다.

증시 호황으로 위탁수수료가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2019년 2003억 원 대비 129.3% 늘어난 4595억 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투자은행(IB)수수료도 전년(1177억 원) 대비 34.7% 증가한 1586억 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되려 감소했다. 2019년 2209억 원이었으나 2020년에는 이보다 29.9% 줄어든 1548억 원으로 나타났다. 

환매가 중단된 사고 펀드들에 대한 투자자 손실을 보전하며 순이익이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을 3908억 원어치 판매했다. 이후 원리금 상환 지연으로 손실 발생 우려가 제기되자 지난해 3월 해당 상품의 미상환 잔액인 3799억 원의 50%인 중 1899억 원을 투자자들에게 가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라임 펀드 사태에도 연루돼있다. 신한금융투자는 425억 원의 라임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했다. 하지만 환매 중단 사태가 일자 금융감독원은 투자자 전원에게 투자금을 100% 반환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지난 8월 이사회를 통해 이를 수용하며 손실이 늘었다.

다사다난한 재임 1년 차를 넘긴 이영창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 대표는 2021년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올해 신축년 새해가 시작됐지만 올해도 힘든 한 해가 예상된다"며 상품 이슈에 따른 제재 조치, 실물경기 침체, 빅테크와의 경쟁, 금융업 규제 강화 등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짚었다.

이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세 가지 중점 사항으로 '변화에 앞선 변화', '빠른 변화 적응 및 대응 역량 키우기', '디지털 기술 활용 높이기' 등을 꼽았다. 또, "네트워킹 강화를 위한 '내부 연결 강화', 증권업을 넘어선 '이종 간의 연결 제휴 강화', '디지털 기술과의 연결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1961년생으로 연세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했고, 도곡동지점장, 딜링룸 부장, WM사업부문 대표 등을 역임했다. 2017년에는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으로 있다가 2020년 3월 신한금융투자 대표로 취임했다.

김재은 기자 wood@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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