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2021 국제전 우승작 ‘홉스’
국제 학생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 공모전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2021(The James Dyson Award 2021)’의 최종 우승 결과가 발표됐다.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는 제임스 다이슨 재단(James Dyson Foundation)이 차세대 엔지니어 양성을 위해 매년 주최하고 있는 국제 학생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 대회다.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주제로 젊은 인재들이 다르게 생각하고 발명하는 경험을 통해 엔지니어링의 잠재력을 실현하고 도전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록적인 수의 출품작들이 모인 가운데, 국제전·지속가능성·의료 등 3가지 부문에서 3개의 최종 수상작이 선정됐다. 모든 수상작에 각 3만 파운드(한화 약 47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의료 부문 시상은 이번에 처음 추가됐으며, 올해만 이례적으로 진행된다.
국제전 최종 우승작에는 가정용 안압 진단기기 ‘홉스(HOPES, Home eye Pressure E-skin Sensor)’가 선정됐으며, 지속가능성 부문에서는 저가형 플라스틱 분류 장치인 ‘플라스틱 스캐너(Plastic Scanner)’가, 의료 부문 우승작으로는 자동으로 상처 부위의 지혈을 돕는 핸디형 의료 기기 ‘리액트(REACT, Rapid Emergency Actuating Tamponade)’가 선정됐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에 재학 중인 켈루 유(Kelu Yu)는 녹내장 진단을 받은 아버지가 수시로 안압(IOP) 모니터링을 위해 주기적으로 내원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목격하고, 집에서도 통증 없이 간편하게 안압을 확인할 수 있는 저렴한 웨어러블 생체 의료기기 ‘홉스’를 개발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녹내장은 전 세계적으로 실명을 유발하는 두 번째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녹내장은 대부분 증상이 없고 완벽한 치료법도 없어 '조용한 시력 도둑'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그러나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실명을 예방할 수 있어 반드시 주기적으로 안압을 확인해야 한다.
홉스 이용자는 손가락 끝의 정밀도로 눈의 동적 압력 정보를 감지하는 센서가 탑재된 홉스용 장갑을 착용하고, 눈꺼풀 중앙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 쉽게 안압을 진단할 수 있다. 포착된 신호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의해 처리돼 사용자의 안압을 정확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진단 결과는 블루투스를 통해 연결된 기기로 전송되거나 임상의가 원격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에 업로드된다. 또 사용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지난 측정기록을 확인할 수 있고, 의료 시스템 링크를 통해 향후 증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료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2021 국제전 우승작 ‘홉스’
지속가능성 부문에는 네덜란드의 산업 및 제품 디자인 대학원에 재학 중인 제리 드 보스(Jerry De Vos)의 ‘플라스틱 스캐너’가 선정됐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안전하며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로 제품의 내구성을 위해 흔하게 사용되지만, 재활용이 어렵다는 사회적 인식으로 대부분 매립지 등에 버려진다. 플라스틱을 바로 폐기하지 않고 올바르게 분류한다면 재활용할 수 있지만, 현재 플라스틱을 분류하는 기술은 매우 비용이 많이 들고 접하기 쉽지 않다. 플라스틱 식별이 가능해지면 훨씬 더 많은 플라스틱이 재활용될 수 있고 더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폐기되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에 착안해 개발된 플라스틱 스캐너는 저렴한 가격으로 누구나 직접 제작해 전 세계 75% 이상의 플라스틱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재활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휴대용 장치다. 플라스틱을 가져다 대면 특정 적외선을 통해 구성 요소를 감지한다. 플라스틱 스캐너는 완전한 오픈소스 기기로 제공돼 누구나 직접 제작해 사용할 수 있다.
의료 부문 우승작으로 영국의 조셉 벤틀리(Joseph Bently)가 개발한 리액트가 선정됐다. 전 세계적으로 칼로 인한 범죄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20년에는 총기법이 엄격한 국가에서 관련 범죄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출혈로 인한 사망까지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5분으로 피해자의 지혈이 급선무로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최근 영국 내에서 구급차가 피해 현장에 도착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8분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문제에 착안해 개발된 리액트는 실리콘으로 제작된 풍선 모양의 의료용 출혈 방지기구다. 상처 부위에 제품을 삽입하면 출혈 방지기구가 부위에 맞춰 자동으로 팽창해 과도한 출혈을 막아주도록 설계됐다.
리액트는 거즈나 붕대로 상처 부위를 압박해 지혈하는 기존 방식보다 더 효과적으로 지혈이 가능해 과다 출혈로 인한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이슨의 창업자이자 수석 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은 “젊은 디자이너, 엔지니어, 과학자들이 좋은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과학 지식을 활용해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정을 지켜볼 수 있어서 매우 즐거웠다”며 “특히 올해의 출품작들을 매우 인상 깊게 봐 의료 관련 기기 개발에 초점을 맞춘 작품까지 총 3개의 우승작을 선정하게 됐다. 아이디어를 상업화하기는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가 상업화를 성공으로 이끄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국내전 우승작으로는 지난 8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신용환 학생이 출품한 안전한 공유 모빌리티 살균 손잡이인 ‘무한한 원(Infinite Circle)’이 선정된 바 있다.
김민경 기자 peace@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