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 규제 푸나”…강남 집값 벌써 들썩

“추석이 지나면서 매수 문의가 조금씩 늘더니 최근 1주일 새 급매물이 거의 다 빠졌어요. 저층(1∼4) 단지는 급매물이 없습니다.”(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5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 대통령 후보들의 부동산 관련 선거 공약과 청약가점제 시행에 따른 갈아타기 수요가 유입되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최근 살아나고 있다.

17일 현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개포주공아파트와 개포시영아파트 등 재건축단지가 이달 들면서 2000만∼3000만원씩 일제히 상승했다. 최근 여야 대선후보들이 부동산정책에 대한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면서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인해 매수세가 계속 달라붙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아파트도 청약가점제에 따른 유주택자들의 갈아타기 수요가 몰리면서 일부 아파트는 열흘새 1억원 이상 급등했다. 경매시장에서도 강남권 아파트에 대한 낙찰가율이 증가하고 있다.

■재건축아파트 2000만∼3000만원씩 상승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은 지난 1주일 새 2000만∼3000만원씩 올랐다. 1단지 36㎡(11평형)는 6억5000만원, 5단지 76㎡(22평형)는 6억7000만원, 83㎡(25평형)는 8억원, 112㎡(33평형)는 12억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개포시영도 1000만∼2000만원 정도 올랐다. 4억9500만원에 거래됐던 33㎡(9평형)는 급매물이 빠지면서 열흘 새 5억1000만원 이상으로 올랐다. 56㎡(16평형)도 9억4000만원으로 1000만원 이상 올라 거래됐지만 현재 이 가격에는 매물이 없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문의 전화가 늘고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아직까지 거래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지만 이달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가점제 영향 기존 아파트도 상승세

청약가점제가 시행되면서 가점이 낮지만 집을 늘려가려는 유주택자들이 강남권으로 다시 눈을 돌리기 시작, 일부 단지에서는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1차아이파크는 최근 보름 새 1억6000만원이나 뛰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15억4000만원이던 159㎡(48평형)가 지난달 말에 17억원에 2건이나 거래되면서 호가가 17억원 이상으로 모두 상향 조정됐다”면서 “매물도 많지 않고 아직 매수세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문의가 제법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4차도 이달 들어 7000여만원이나 올랐다. 149㎡(45평형)는 7500만원이 오른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송파동 현대레이크빌 주상복합아파트는 열흘새 1억원이나 상승했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자는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기존 집이 안 팔려 거래 직전에 깨지는 경우도 있다”면서 “강남권 아파트값이 바닥을 쳤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이 늘었고 매수 문의도 확연하게 늘었다”고 말했다.

■경매시장에서도 우량 물건에 몰려

경매시장에서도 강남권의 우량 물건을 중심으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보름 동안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의 낙찰가율이 무려 7.4포인트 상승한 87.6으로 나타났다.

유망 물건인 데도 물건이 나오면 2∼3차례씩 유찰되던 과거와 달리 1회 정도의 유찰 후 낙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경매시장에도 과거와 다르게 우량 물건을 중심으로 응찰자들이 몰리고 있다”면서 “이는 청약가점이 낮은 사람들이 경매를 통해 갈아 타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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